AMD 점유율 14.65% … 1년 새 2배 가까이 상승엔비디아 점유율 90% 깨져 … 가성비 입지 내줘발열도 발목 … AI 가속기서도 빅테크 추격 거세
  • ▲ AMD 라데온 RX7000 시리즈 제품 이미지 ⓒAMD
    ▲ AMD 라데온 RX7000 시리즈 제품 이미지 ⓒAMD
    엔비디아 천하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서 2등 AMD가 조용한 성장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래픽카드 분야에선 90% 이상이었던 엔비디아 점유율이 처음으로 깨지는 새로운 기록도 나왔다.

    21일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 판매량 기준 AMD의 그래픽카드 라데온은 점유율 14.65%를 기록하며 1년 전 대비 거의 2배 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2월 기준으로 AMD 점유율은 7.69%에 불과했다.

    반대로 엔비디아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시리즈의 판매량 점유율은 84%로 떨어졌다. 줄곧 90% 안팎의 점유율을 지켜오던 엔비디아가 80% 중반 이하로 점유율이 떨어진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다나와리서치는 올들어 판매량 점유율 14%를 넘긴 AMD 그래픽카드가 2월 들어서는 20% 고지를 넘겼을 정도로 상승세가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더불어 다나와리서치가 집계한 이래 라데온 계열 그래픽카드가 최고 판매량 점유율을 올린 것이라고도 분석했다.

    AMD의 라데온 모델 중에서도 'RX 7600'이 판매량을 늘리면서 전체 라데온 모델 중 판매량 점유율이 가장 높은 35%를 기록했다. 이 제품은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60'과 경쟁하는 제품이다. 엔비디아 제품 가격이 지난 1년 사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AMD 제품과 6만 4000원 정도 차이에서 이제는 10만 원을 넘은 가격차이를 보인 탓이다. 소비자들이 10만 원 이상의 가격차이에는 엔비디아보다 AMD를 쓰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셈이다.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엔비디아에 밀려 상대적으로 보급형 수요에서만 승산을 보였던 AMD는 지난 1년 사이 엔비디아 제품과의 사이에서 가격변동이 급격하게 일어나면서 중고급형 제품인 RX 7000번대 라인에서 경쟁력이 돋보이고 있다. RX 7600 외에도 RX 7700X 모델이 최근 경쟁사 모델인 RTX 4060 Ti의 가격 상승으로 반사이익을 누리면서 판매량을 확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 엔비디아 블랙웰 제품 이미지 ⓒ엔비디아
    ▲ 엔비디아 블랙웰 제품 이미지 ⓒ엔비디아
    그래픽카드 시장에서 엔비디아 독점이 조금씩 무너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AI 가속기 시장에서도 탈(脫)엔비디아를 위한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AI 가속기 시장이야말로 엔비디아가 시장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아직까진 엔비디아를 대체할만한 대항마가 없는 상황이지만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개발 AI 칩으로 AI 인프라에 투자하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애플이다. 애플은 또 다른 반도체 기업인 브로드컴과 손을 잡고 AI 서버용 칩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AI 모델 학습에는 엔비디아의 GPU 대신 구글이 설계한 '텐서'를 사용했다고 밝히기도 했을 정도로 탈엔비디아에 앞장서고 있는 곳이다.

    엔비디아의 유일한 대항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는 브로드컴이 AI 시장에서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브로드컴은 지난해 실적발표에서 대형 클라우드기업 3곳과 AI 칩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들 업체가 다름 아닌 구글, 메타와 함께 중국 바이트댄스라고 알려지면서 빅테크들이 자체 AI 칩을 개발하기 위해 엔비디아를 제외한 연합전선을 구축하는데 진심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신제품인 블랙웰이 설계 결함 문제가 불거지고 이로 인해 발열을 잡기 위해 공급 지연 사태가 벌어지면서 탈엔비디아 행보에는 더 가속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블랙웰 주문을 마치고 기다리고 있던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메타 등의 빅테크 고객사들이 주문을 취소하거나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자체 개발 AI 칩에 더 매진하는 분위기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