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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 제일시장은 6.25전쟁 막바지 서울 수복이 이뤄지면서 지금의 자리(의정부 1동 160)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됐다. 반세기가 넘은 오랜 전통을 가진 종합도소매시장으로 지금도 그 규모가 전통시장들의 전성기 시절 못지 않다.
“한수이북의 전통시장으로 의정부 제일시장을 능가하는 규모의 시장은 없다.”
-제일시장 이세웅 번영회장제일시장은 점포수가 무려 636개, 종사자수는 830명에 이르는 거대시장이다. 양주, 파주, 포천, 연천에서 들어오는 신선한 야채부터 의류, 잡화, 인삼 등의 한약재, 세계 곳곳에서 들어오는 수입품까지 시장 구석구석 다양한 물건들로 가득 차있다. 시장이 크다보니 말 그대로 없는 게 없다.
이 회장은 이 같은 다양한 품목들을 권역별로 재배치해 특화구역을 만들어 ‘원스톱 쇼핑’시스템을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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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이지만 업종별로 가동, 나동, 다동, 라동으로 구분돼 있어요. 구역을 정해서 점포 배치를 다시 해놨어요. 쇼핑하기에 얼마나 쾌적한지 모릅니다. 점포에 물건을 진열해놓은 것도 백화점 못지않게 잘해놨어요.”
같은 업종끼리 모여 있다 보니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커졌고 상인들은 소비자들을 한명이라도 더 붙잡기 위해 예전보다 더욱 친절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매출도 덩달아 올라갔단다.
시설현대화도 발 빨랐다. 카트가 128대. 백화점 못지 않다.
“2002년부터 현대화사업을 시작해 아케이드도 설치하고. 넓은 주차장에 엘리베이터도 2대를 설치했어요. 엘리베이터가 주차장과 연계돼 있어 소비자들도 폭넓게 이용할 수 있게 됐죠. 수유실도 있고 책을 무료로 빌려주기도 해요.”
시설현대화사업으로 깔끔해진 환경에 다른 시장에서도 벤치마킹을 많이 하러 온다고 한다.
“다른 시장에서 벤치마킹을 오면 일단 우리가 UCC로 만들어 놓은 영상을 보여줘요. 그 다음에 가나다라 각 구역이나 노점들, 지하상가까지 견학을 하죠. 현대화된 간판이나, 넓은 통로, 고객선 등이 우리 자랑입니다.”
이 회장은 제일시장이 다른 시장에 비해 현대화 작업이 빠르게 이뤄졌다며 이제부터는 ‘시설’이 아닌 ‘시장’이 경쟁력을 갖춰 손님들을 끌어 모을 때라고 덧붙였다.
“지난해는 정말 너무 정신이 없었어요. 이마트 입점계획도 모자라 올 5월에 신세계백화점이 들어올 예정이었거든요. 안그래도 대형마트 때문에 전통시장이 울상인데 정말 답이 안나오더라고요.
나름대로 제가 할 수 있는 한 다 돌아다녔어요. 청와대, 국민권익위원회, 중기청, 경기도지사, 국회의원에 진정서도 보내고 호소문도 보내고 다했거든요.
다행히도 뜻이 전달 됐는지 신세계 측에서 우리 제일시장을 위해서라도 이마트 입점은 취소하겠다고 했어요. 산을 하나 넘기는 했지만 백화점이라는 또 하나 산은 아직 남아있고요.”
“올해 목표는 백화점과 상생하면서 전통시장의 경쟁력을 높일 방법을 찾고있어요.소비자들이 시장보다 마트를 선호하는 이유와 그에 반해 전통시장이 갖고 있는 경쟁력을 냉정하게 따져보고 상인들 스스로 소비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