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름 덜 먹는 타이어가 좋다

    12월부터 자동차 타이어도

    '에너지 효율등급제' 실시


    이호근 / 대덕대학교 자동차학부교수

     

    2011년말 우리나라의 차량등록대수는 1,800만대를 넘어서고 있다. 각 메이커별 생산계획을 기초로 지금의 증가 추세로 부터 2012년말이면 2천만대 이상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추세로 자동차가 증가하면서 화석연료 사용도 총량에서 매우 크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친환경 청정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국제적으로 집중되면서, 지구온난화 지수가 낮은 친환경성과 연비효율을 동시에 개선시킬 수 있는 고효율 타이어 개발과 생산에 세계적인 타이어 메이커들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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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노력의 하나로 2012년 12월 1일부터 우리나라에서도 타이어 효율 등급제가 실시된다. 전기제품에 에너지 효율등급 표시가 붙어있듯이, 타이어에도 에너지소비효율 등급 딱지가 붙어 나온다.

    전기냉장고를 살 때 에너지효율이 높은 제품을 선택하듯 소비자들은 타이어를 구매할 때 5단계의 등급표시딱지를 확인하고, 효율이 높은 타이어를 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타이어효율 등급제는 타이어의 회전저항을 기준으로 연비가 좋고 나쁨을 등급으로 표시하고, 젖은 노면에서의 제동 성능도 등급으로 표시하여 비교하면서 구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지금까지는 타이어 구매시 가격을 기준으로 전반적인 성능이 좋고 나쁨을 구분하였으나, 고속도로 운행이 많고 장거리 운전이 많은 운전자와, 여성운전자 중장거리 혹은 고속 주행을 전혀 하지 않는 운전자와 초보운전자의 경우 타이어 구매 시 고려하는 사항이 다소 달라질 수 있다.

    지식경제부에서도 회전저항(Rolling Resistance)과 젖은 노면제동력(Wet Grip) 실험 결과에 따라 나타나는 등급을 표기하는 제도시행을 위한 구체적 내용, 즉 '운영요령(고시)' 「자동차용 타이어의 에너지소비효율 측정 및 등급기준표시 등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고 있다.


    여기서 RR(Rolling Resistance, 회전저항)이라는 것은 타이어가 구르는데 얼마만큼 힘이 드는가를 상대적으로 비교한 것이다. 에코타이어는 기존 타이어 보다 회전저항을 줄여줘서, 에너지 손실이 적고 따라서 같은 기름으로 좀 더 굴러간다는 개념이다.

    RR 값이 작을수록 차량의 연비는 향상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결국 연비가 향상되기 때문에, 지구온난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이다.

    각종 시험과 경험으로 회전저항이 10% 저하될 경우 연비가 약 1.7% 내외로 개선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물론 이 데이터는 상대적인 비교결과로 사용되는 부분이고, 정확한 연비측정을 위해서는 환경부 배출가스 인증장비인 차대동력계 CVS-75 모드로 비교 실험을 하는 것이다.

    차대동력계는 포집된 배기가스를 탄소밸런스 공법으로 분석/수치화하는 배출가스와 연비 분석 실험장비로서, 이런 배기가스 종류와 연비를 동시 산출하는 정밀 시험 특성은 자동차 연비를 실험하는데 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모든 타이어를 모든 차종에 맞추어 CVS-75 모드로 시험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결론적으로 RR값의 차이가 결국 연비의 차이로 나타난다는 것이 확정적이기 때문에, 비용과 시간 절감을 위해 RR값을 기준으로 등급 표시를 하는 것이다.

    대덕대학교 자동차학부에서는 2011년 말 교통환경연구소와 공동으로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브리지스톤, 요코하마 및 미쉐린의 에코타이어에 대해 일반 사계절용 타이어 대비 연비 비교시험을 실시했다. 당시 시험에서는 연비효율을 최대화 할 수 있도록 핫 모드로 시험을 실시했다.

    정확한 공인연비 시험방법은, 습도 25%~67%의 조건에서 실험 대상차량을 12~36시간 정도 소킹 후 실험에 착수하는 것이지만, 엔진온도의 활성화를 유도한 다음, 40분간의 시가지 모드로 운행하는 핫 모드를 선택함으로서 기준점을 포함한 전 실험결과에서 비교적 높은 연비효율 수치가 도출되도록 하였다.

    시험은 준중형 승용차로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HD에 195 65 R 15 타이어를 사용했다. 이 결과 사계절 타이어 대비 가장 좋은 성능을 보인 친환경타이어의 경우 4.5% 정도의 연비 증대효과를 나타냈으며, 가장 좋지 않은 메이커의 제품도 1% 남짓한 연비개선 효과를 보였다. 그 결과를 아래 표2에 나타냈다.


    에코타이어에 대한 각사의 경쟁은 2012년 실시 예정인 타이어효율 등급제로 인해 매우 치열해지고 있다. 각사의 신제품은 개발단계에 있어 국내외 경쟁사 제품의 성능을 기준으로 삼다 보니, 가장 늦게 개발되어 발표되는 타이어의 성능이 가장 좋을 수 밖에 없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경쟁 구도가 된 것이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시험을 수행하고 그에 대한 결과를 발표한 지 2개월도 지나지 않아 새로운 업그레이드 제품이 개발 완료되어 시험 의뢰가 들어오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국내 에코 타이어 기술의 전반적인 동반성장을 의미하며, 국내 타이어 산업 전체의 기술 발전을 유도하기 때문에, 관련 분야의 학계에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매우 즐겁게 관망하며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