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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언론계가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신문과 잡지는 판매 부수 감소로, 방송은 시청률 하락으로 광고 수입이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수입 감소의 최대 요인은 뉴스와 정보를 얻는 수단이 신문과 방송에서 인터넷과 모바일 쪽으로 급속히 옮겨갔기 때문이다.
비영리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 조사(2012년 5월 9일∼6월 3일, 미 전국 성인 3천3명, 오차범위 ±2.1%포인트)에 의하면 텔레비전으로 뉴스나 시사물을 보는 사람 비율은 1991년 68%에서 2012년 55%로 떨어졌다.
신문으로 뉴스를 읽는 비율은 1991년 56%에서 지난해 29%로, 라디오로 뉴스를 듣는 비중은 54%에서 33%로 모두 20%포인트 이상 줄었다.
반면 포털ㆍ언론사 홈페이지 등 온라인과 스마트폰ㆍ태블릿PC 등 모바일을 통한 뉴스 접근율은 2004년 24%에서 2012년 39%로 급증해 비중이 TV 다음으로 높았다.
그 결과는 구독률과 시청률 하락에 의한 광고 실적 및 수입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미 최대 발행 부수를 자랑하는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2∼3분기에 하루 판매 부수가 평균 46만 2천226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9%나 줄고 일요판은 무려 20% 급감했다.
뉴욕타임스(NYT)ㆍ보스턴글로브ㆍ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 등을 소유한 뉴욕타임스컴퍼니의 지난해 3분기 광고수입은 전년 동기보다 약 9% 감소했다.
퓨리서치는 지난해 3월 발표한 한 보고서에서 온라인 무료 서비스 경쟁시대에 위기를 맞은 미 신문업계가 새 수익 모델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꽤 오랫동안 힘든 시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경영난에 시달리는 미 굴지의 신문과 방송, 시사잡지가 강도 높은 자구책 시행에 들어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달 말 간부급 기자 30명을 이직(buyout)시키기로 하고 해당자의 동의를 받고 있다고 뉴욕의 온라인매체 캐피탈 등이 보도했다.
현재 20명 내외가 이직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나머지 10여 명은 해고될 예정이다. 이직자 중에는 존 게디스 편집국장 외에 편집부국장, 에디터, 중견 기자, 칼럼니스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최근 몇 년간 인력이 급증해 뉴스룸에만 1천여 명이 근무하는 상황에서 보직과 고액 연봉을 줄 여력이 없자 이직 카드를 쓴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컴퍼니는 계열사 슬림화(인력ㆍ조직 감축)와 NYT 보도 등 핵심 브랜드 집중 육성으로 재정을 안정되게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NYT 컴퍼니는 지난해 취업정보 및 검색 사이트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175년의 역사를 지닌, 미 남부 뉴올리언스의 일간지 더타임스-피카윤은 지난해 9월 200명을 감원하고 신문 발행 횟수를 주 3회로 줄였으며, 앨라배마주(州)의 버밍행뉴스 등 3개 신문도 총 400명의 인력을 정리하고 온라인 뉴스에 치중하고 있다.
WP는 지난 4일 사고(社告)에서 정치전문 채널을 만들어 최소 월 30시간 이상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WP는 지난해 3분기 TV 사업 매출이 5천40만 달러(약 550억 원)로 전년 동기대비 23% 급증했다.
WP는 또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인터넷판 기사를 유료화하고 가판 구독료도 인상할 방침이다. NYT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등은 이미 온라인 열람 시 구독료를 부과하고 있다.
미국의 24시간 뉴스 전문 채널 CNN은 폭스뉴스와 MSNBC에 이어 `케이블 뉴스 만년 3위'라는 불명예를 씻고자 뉴스 내용과 방식을 대대적으로 손질한다.
CNN은 정치ㆍ경제ㆍ국제 부문의 사건ㆍ사고 등 딱딱한 뉴스(hard news)를 버리고 국민이 하는 이야기 중심의 소프트(연성) 뉴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상파 ABC 방송의 인기 앵커까지 영입했다.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프는 계열사로 미 20개 지역에서만 방영되는 폭스스포츠를 전국적인 스포츠 케이블 채널로 확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 최대 잡지인 시사주간지 타임은 가판 판매량과 광고 수익 감소에 따라 8천 명의 직원 중 약 500명(6%)을 감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1~9월 판매수입이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6.2% 감소한 24억 7천만 달러에 그쳤다.
타임을 소유한 타임워너의 로라 랭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미디어 산업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우리는 조직의 군살을 빼 발 빠르게 대처하면서 더욱 멀티플랫폼 체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올 1월부터 온라인판(뉴스위크 글로벌)만 발행하고 있다. 물론 유료로 운영된다. 인터넷 시대에 인쇄판 독자가 급격히 줄자 80년에 걸친 종이시대(인쇄판)를 마감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정보서비스 업체 블룸버그 가번먼트도 `전략적 재조정' 방침에 따라 150명 중 20여 명을 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