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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군것질 거리로 빼놓을 수 없는 호떡. 단돈 500원으로 사먹을 수 있는 서민의 간식인 호떡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호떡의 기본인 ‘흰 반죽+계피맛 나는 흑설탕’ 레시피는 이미 구식이 된지 오래다.
예전에는 흐르는 흑설탕을 핥아먹었지만, 요즘에는 흑설탕이 흘러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밀가루를 첨가하거나 땅콩 등을 갈아 넣어 점성을 높이는 게 대세라고 한다.
안양 관양시장 입구에서 4년 째 호떡을 만들고 있는 조점희 사장은 “우리 집 호떡은 기름에 굽지 않는 호떡”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조 사장은 일반호떡과 차별화된 요리법을 구상해 ‘느끼하지 않고 영양가 높은 호떡’을 만들어 냈다. -
“장사 처음에는 호박호떡을 만들었어요.
달달한게 나름 인기가 있었지만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기에는 역부족이더라고요.
많이 먹기에는 느끼하다, 기름기가 너무 많은 것 같다는 의견들이 많아서, 기름에 굽지 않는 호떡을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제빵업계에서 일을 하는 지인의 권유로 구리 동판을 구입했다.
기름없이 호떡을 구울 수 있기 때문이다.“우리 집은 ‘울금호떡’ 단일메뉴로 승부하고 있어요.
울금은 생강과 식물로 혈액순환에도 좋고 기를 원활하게 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어요.
울금가루를 배합한 반죽에 설탕보다는 몸에 좋은 다양한 견과류를 잔뜩 넣어 만들었습니다.”‘울금호떡’이라는 조그만 간판을 단 이 집은 겉보기에는 소소한 일반 포장마차지만 관양시장을 오가는 사람들에겐 ‘참새 방앗간’ 같은 곳이다.
“울금호떡을 한번 맛보고 난 이후엔 시장에 올때마다 필수코스처럼 들리게 됐다.
아무래도 다른 호떡은 기름에 굽기 때문에 느끼해서 먹다보면 더부룩한 느낌이 많았다.
그런데 기름을 쓰지 않고 주문 즉시 구워주니 담백하다.
울금이 배합돼 아이 간식으로도 최고다.”
-5살 아이와 함께 온 손님 -
“반죽을 그때그때 합니다.
합성첨가물이나 방부제는 단 한 방울도 들어가지 않아요.
방부제를 쓰면 반죽이 더 오래 유지되겠죠.
방부제를 넣지 않고 여러 시도를 해본 결과, ‘2시간 발효하자’는 결론을 내렸죠.
자연 발효시킨 반죽으로 호떡을 구워야 쫄깃쫄깃 맛있더라고요.
반죽을 자주 해야 하는 게 힘이 들긴 하지만, 손님들에게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드린다는 신념으로 기분 좋게 일하고 있습니다.”
호떡이 다른시장에선 보통 한 개에 500원이지만, 이 집은 3개에 2천원이다.
그 만큼 재료부터 자신있다는 얘기다.‘한방차’도 인기다.
조 사장은 “호떡을 먹으면서 보통 어묵국물을 먹는다.
‘웰빙’을 생각한 이상 몸에 좋은 차는 어떨까 생각했다.
진피, 쥐눈이콩 등 다양한 한방재료를 우려낸 차를 한 잔씩 건네주니 손님들이 좋아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