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상대 도면 등 출력… IMF때 파산미소금융 2천만원으로 출력기 구입 ‘부활’
  • ▲ ‘유정 C&P’ 조미애 사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유정 C&P’ 조미애 사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디지털 출력 전문 가게 ‘유정 C&P(성수동 IS비즈타워·02-2269-2347)’엔 조미애 씨의 ‘IMF 구제금융위기 극복’의 역사가 담겨있다.

    조 씨는 30년 전부터 건설사들을 주 고객사로 삼아 기반을 다져왔다.
    IMF 구제금융위기로 건설 경기가 끝없이 추락하면서 미수금이 쌓이기 시작했다.
    미수금 총액이 3천만원이 넘어가자 더 이상 운영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IMF 위기’를 겪으면서 돈 때문에 엄청 고생했어요.
    미수금이 100만원으로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3천만원까지 올라가더군.
    직원들 월급도 못주고 월세도 못 내고 빚이 쌓여갔습니다.
    견디다 못해 결국 파산신청을 했습니다.”


  • ▲ ‘유정 C&P’ 조미애 사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파산했지만 조 씨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재기를 위해 10년 동안 이를 악물고 살았다.
    재기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처음 접해보는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되자 화장품도 판매하러 다니고 이것저것 일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인쇄소를 차리기 위해 신용을 쌓고 저축도 게으르지 않게 해왔습니다.
    신용을 한번 잃어보니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도 알게 됐습니다.”

    날짜에 맞춰 정해진 금액을 모두 상환했고 저축도 조금씩 늘려갔다.
    마침내 10년만에 힘겹게 창업자금을 모아 인쇄소를 다시 차리게 됐다.
    하지만 도면 복사기 등 첨단 장비를 들여놓을 만한 돈은 없었다.


  • ▲ ‘유정 C&P’ 조미애 사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주 거래처인 건축설계사무소나 건설현장 사무실에서 A3용지 설계도면을 출력하는데 도면복사기가 없어 다른 곳에 하청을 줬다.
    하청을 주자 정작 수중에 떨어지는 이윤이 너무 작았다.
    힘들게 영업을 해서 따 낸 일인데 기계가 없어 푼돈만 들어오니 인쇄소 운영도 쉽지 않게 된 것이다.

    미소금융에서 영세자영업자들에게 운영자금을 대출해준다는 광고지를 보게 됐다.

    “일이 되려고 했는지 미소금융 직원이 놓고 간 전단지를 우연히 봤어요.
    대출신청을 하기 전에 고민이 많았죠.
    대출이 가능하다고 해도 ‘과연 갚아낼 수 있을까’하고요.
    기계를 사도 장사가 잘되지 않으면 본전을 찾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도 짐작하기 힘들었고요.
    IMF 위기를 겪고 난 후라 신중을 기했습니다.”


  • ▲ ‘유정 C&P’ 조미애 사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결국 대출신청을 결심한 조 씨는 미소금융(서울성동구지점)을 찾아 상담을 받았다.
    조 씨는 계획했던 사업내용을 자신감있게 설명했다.
    이후 미소금융에서 현장 답사를 나와 영업장을 둘러보고 조 씨의 인쇄업 경력을 모두 파악한 다음 ‘2천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자금을 대출해주기로 했다.

    “대출 상담시 이윤을 높이기 위해 자금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사업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설득했습니다.
    그동안 신용을 회복하기 위해 성실하게 준비해 온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출력기를 구입한 조 씨는 사업에 더욱 자신감이 생겼다.


  • ▲ ‘유정 C&P’ 조미애 사장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손님은 왕입니다.
    가격을 조금 싸게 해주는 것보다 정확한 시일에 맞춰 보기 좋게 나오도록 정성을 다합니다.

    도면은 A1이나 A3 크기를 반으로 잘라 책으로 만드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 신경을 쓰지 않으면 접히는 부분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곤란을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접었을 때 바람이 안 들어가고 반듯하게 해야 잘 보입니다.
    이럴 때 특히 노하우와 정성이 필요합니다.”

    “어떤 손님은 저렴한 가격 때문에 다른 가게로 거래처를 옮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쇄가 제대로 되지 않거나 시일을 맞추지 못해 우리 가게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분들은 덕분에 일을 제대로 마무리 지었다며 인사를 하러 오기도 하죠.
     이럴 때는 더할 나위 없이 제 일에 보람을 느낍니다.”

    그는 미소금융 덕분에 한발 도약한 만큼 성실히 상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매월 50만원씩 4년간 갚아 나가고 있습니다.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이자가 쌉니다.
    덕분에 좋은 기계도 장만하고 사업할 맛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