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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윤리규범은 신뢰와 존경을 받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라는 위상과 부합하며
임직원 모두가 공감하고 자발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습니다.”“아니야, <왕 상무>가 있는 포스코가 그럴 리 없어!”
<포스코 그룹 임직원 윤리규정>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美로스앤젤레스로 가던
<대한항공> 비행기 안에서 벌어진 일 때문이다.
지난 3월 28일 [상무]로 승진한 <포스코 그룹> 계열사
<포스코 에너지>의 <왕모 상무(이하 왕 상무)>는
비행기에 올라 비즈니스 좌석에 도착하자마자 승무원에게 투덜대기 시작했다고 한다.
다음은 당시 승무원 중 한 사람이 인터넷에 올렸다는 내용이다.
<왕 상무>는 자리에 들어서자 “옆에 왜 사람이 타고 있느냐”며 [x발x발]거렸다.
곧이어 그의 행패가 시작됐다.
<왕 상무>의 행패에 승무원이 “이륙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승무원이 급하게 빈자리를 확인한 뒤 안내해 줬으나
자기 회사의 다른 임원(높은 사람)이 타고 있다는 걸 알자 원래 자리에 앉았다. -
<왕 상무>는 기내식을 주문할 때 메뉴를 보더니 “왜 죽이 없냐”고 7분 동안 투덜거렸다.
승무원이 “죄송하다”고 답하자 “메뉴 누가 정하느냐”고 따졌다.
결국 <왕 상무>는 기내식으로 [밥]을 시킨 뒤, 또 승무원을 불렀다.
이번에는 “밥이 삭은 거 같다”는 투정이었다.
승무원이 “죄송하다”며 새로 [밥]을 갔다 줬더니
또 “이 밥도 삭았다”며 짜증을 냈다.
승무원이 다시 “죄송하다”며 삼각 김밥과 라면을 갖다 줬는데, 또 <왕 상무>가 호출했다.
이번에는 “라면이 덜 익었다”는 불평이었다.
여기에 승무원은 다시 “죄송하다”고 말하고, 라면을 전자렌지에 데워 갖다 줬다.
그러자 <왕 상무>는 승무원에게 “니가 먹어봐!”라며 먹지도 않고 계속 짜증을 냈다.
다른 승무원이 라면을 먹어본 뒤 “어떠시냐”고 묻자
<왕 상무>는 “라면이 너무 짜다”고 답했다.
결국 승무원들은 <왕 상무>를 위해
[스프를 절반만 넣은 라면]을 끓인 뒤 제공했다.
하지만 <왕 상무>는 또 “라면이 덜 익었다”며
일부를 젓가락으로 식판에 덜어내며 깨작깨작 먹었다.
그는 라면을 먹으면서 쓴 냅킨 등을 통로로 던지기도 했다. -
<왕 상무>의 [행패]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기내 면세품을 사면서 출국 시간과 귀국 시간과의 차이가 72시간 미만(<왕 상무>의 귀국 비행기는 17일)이라 돌아오는 항공기에서 못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자
“물품 하나 빼 주는 게 그렇게 어렵냐”며 승무원들에게 다시 반말로 윽박질렀다.
이 밖에도 “기내 불이 어둡다”
“서울의 건물 온도가 몇 도인 줄 아냐? 비행기 기내 온도가 덥다, 낮춰라”
등의 요구를 해대기도 했다.
2번째 기내식 시간.
<왕 상무>의 행패는 다시 시작됐다.
또 [라면]이었다.승무원이 “뭐 드시겠냐”고 물어도 책만 보던 <왕 상무>는
“나 왜 라면 안 줘? 나 무시하는 거야”라며 승무원을 불러서는
들고 있던 책 모서리로 얼굴을 때렸다고 한다. -
결국 승무원들은 참지 못하고, 도착지인 美로스앤젤레스 공항에 경찰 출동을 요구했다.
이야기를 들은 美로스앤젤레스 공항 측은 경찰과 함께 <FBI>를 불렀다.
<FBI>가 양쪽의 이야기를 들은 뒤 <왕 상무>에게 물었다.“당신 미국에 내려서 체포된 뒤 조사 받을래,
아님 그냥 조용히 비행기 타고 돌아갈래?”
<왕 상무>는 후자를 선택했다.
이렇게 <왕 상무>의 [행패]는 처벌도 받지 않고 그냥 넘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20일 무렵 인터넷에 <왕 상무>의 행패를 폭로하는 글이 올라왔다. -
문제의 내용은 급속히 퍼지기 시작했다.
네티즌들은 [신상털기]를 시작했다.
<왕 상무>는 1960년 생으로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 에너지> 상무였다.
승진한 날짜는 지난 3월 28일이었다.
이전에는 포스코 에너지 사업개발실장으로 근무했다.
21일부터는 인터넷에 <포스코 라면> 패러디가 퍼졌다.
주인공은 <왕 상무>였다.
<왕 상무의 수타 라면>에서부터 <포스코 라면: 매운 싸다구맛>까지 다양한 버전이었다.
<포스코가 곧 라면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라면사업본부장은 왕 상무>란 것도 나왔다.
이에 놀란 <포스코> 측은 급히 “진상확인을 거쳐 처리하겠다”는 메시지를 SNS에 올렸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포스코 그룹 측은 22일 <왕 상무>를 [보직해임] 했다.
<왕 상무>가 [보직해임]을 당했지만 네티즌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화살은 <포스코>를 향하고 있다.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못한 사람이 [대기업 임원]이라며 거들먹거리는 것,
그런 사람을 [임원]으로 뽑은 것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무척 커서다. -
일부 네티즌은
“포스코의 윤리규범은 신뢰와 존경을 받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라는 위상과 부합하며
임직원 모두가 공감하고 자발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는
[임직원 윤리규정]을 소개하며
“포스코가 그럴 리 없다. 사실이라면 <왕 상무>를 임원 시키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대한항공>도 화가 난 건 매 한가지다.
<대한항공> 측은 <왕 상무>를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대선 시즌에서 [자칭 석학] <안철수>씨가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것 때문에
[구설수]에 올랐던 <포스코> 그룹.
이번에는 [최소한의 인격]도 못 갖춘 [임원] 한 사람 때문에
[주인 없는 회사라 저 모양]이라는 [딱지]를 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