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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가 부활의 날개를 펼쳤다.
하지만 계약 방식이 발주처에 유리한 조건으로 이뤄지면서
불황탈출 시기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 업체가
[드릴쉽] 등 고부가가치 해양플랜트를 잇따라 수주하면서
불황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시점에 발목을 잡는 존재가 나타났다.
바로 [헤비테일] 대금 지불 방식이다.기존 선주의 대금 지급은 [분할지급]방식으로 이뤄진다.
[수주] 계약이 체결되면,
선주는 수주받은 업체에 총대금의 20%를 계약금 명목으로 건넨다.
이어 선박건조에 기본이 되는 [후판]을 공급받아와 절단을 하게되면,
20%(누적 40%)의 대금이 지불된다.
수주사는 지불받은 대금을 통해 선박건조 작업을 이어간다.
또 건조과정에서 [사람의 척추]에 해당하는 [용골]을,
선박 최하단에 거치시키면 20%(누적 60%)의 대금이 또 한번 지급된다.
선박이 완성되면 선주는 [도크]에서 시운행을 실시하며,
이상이 없으면 다시 20%(누적 80%)의 대금이 지불된다.
최종적으로는
선박인도시에 남은 20%대금(누적 100%)이 지불되며
계약은 완료된다.문제는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이후,
이같은 [분할지급]방식이 많이 사라졌다.
대신 선주에게 유리한 [헤비테일] 대금 지불 방식이 등장했다.
[헤비테일]은 정형화 되지 않은 지불 방식이다.
최초 10%의 대금 납부후 15%, 20% 가다가 최종시기에 55%를 주거나
처음 20%의 대금 납부 후 중간에 20%, 최종시기에 60%를 지불하는 등의 방식이다.문제는 전세계적으로 조선시장이 불황이다 보니
선주는 슈퍼 [甲]이 됐고,
수주사는 [乙]인 관계로 굳어지고 있다;
워낙 시장이 안좋다보니 수주사로서는
울며겨자먹는 심정으로 수주를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선주는 무리하게 처음부터 자금을 운용하지 않아도 되고
금융시장 변화에 맞춰 눈치껏 대금을 지불할 수 있다.
하지만 수주사는 선박건조작업에 있어 자금난을 겪게 된다.
통상 선박을 건조할 때는
시작 단계에 가장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한다.
결국 헤비테일 방식의 경우
건조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수출입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에 대출을 받아야 한다.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 듯
실제 <수출입은행>의 선박금융대출금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올 상반기 대출금액은 전년 전체 대비 84%에 달한다.
그만큼 수주사들의 초기 자본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
이와 함께 선주가 발주해놓고 사정이 어렵다며,
갑자기 선박을 찾아가지 않을 경우의 리스크도 감내 해야한다.
흔치 않은 경우지만 실제로 금융위기가 터진 후
발주사가 부도가 나 중간에 계약을 해지해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STX 조선해양>이 [헤비테일]방식의 대표적 피해사례다.
<강덕수> <STX> 회장은
금융위기 이후에도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해 왔다.
실제STX의 연결재무재표를 살펴보면
지난 2007년 계열회사는 13개에서
2008년 53개,
2009년 81개,
2010년 99개로 급증했다.
특히 조선업 전망이 불투명하고,
수주 조건으로 [헤비테일] 지불방식이 성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어발식 확장에 집중한 것이다.
빚을 지렛대 삼아 투자수익을 극대화하려 했으나,
결국 지렛대가 부러진 것.
관련업계에 따르면
확장사업은 [주식취득에 따른 지배력 획득] 및
[해외지사설립]사업이라지만,
<STX>의 2009년 당기순이익이 [-1,700억 원] 인 것을 감안하면 무리한 확장이었다는 평가다.
또 경기불황이 지속됨에 따라 경쟁업체들은
경기가 아닌,
유가의 흐름에 영향을 받는 [해양플랜트]산업에 집중했지만,
<STX>는 [상선]에 치중한 나머지,
[해양플랜트]제조 기술력에서 뒤쳐졌다는 평가도 받고있다.
한편 [헤비테일]지급방식이 성행함에도 불구하고
<삼성중공업>은 지난 15일 [시드릴 드라코]사와
1조1,699억원에 드릴십 2척을 수주했다.
같은날 <대우조선해양>역시
[미주지역 선주]와
1조2,486억원의 드릴십 2척을 계약하며
불황 탈출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