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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전라남도 영암군에서 열린
2013 포뮬러1(F1) 코리아 그랑프리.
이는 시속 360km,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 경주다. -
우리는 이 F1 대회를 스포츠로 분류한다.
그런데 가만히 앉아서 운전만 하는 드라이버들이
왜 스포츠 선수로 분류되는지 의구심이 든다.
다른 스포츠 종목의 선수들은
온 몸으로 뛰면서 활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F1의 선수들은 그냥 운전만 할 뿐 움직이는 것은 자동차 뿐이다. -
그러나 차 안의 드라이버들의
속사정을 알고나면 F1 대회가 다르게 보인다.
F1 자동차는 최고 시속 360km로 달린다.
0.1초에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곡선 구간에서도 시속 200km 이상을 유지한다.
커브를 돌 때 F1 자동차는
구심력과 중력 두 가지 힘을 동시에 받는다.
이 두 힘을 관성력(g-force)이라고 하는데
F1 선수들이 차 안에서 받는 관성력은
최대 4.5G로 선수 자신의 몸무게의 4.5배를 느낀다.
선수의 몸무게가 60kg이라면
최대 300kg의 힘을 견뎌내야 한다는 얘기다. -
사람의 몸 중에서
압력에 가장 민감한 부분은 목 부위다.
그래서 F1을 운전하는 드라이버들은
항상 목을 보호해주는 <한스>라는 장비를 착용한다.
하지만 <한스>는 부상을 방지해주는
보조도구일 뿐 실제 선수가 받는 관성력을
줄여주지는 못한다. -
그래서 드라이버들에게
목 강화 훈련은 필수다.
20kg이 넘는 바벨을 목의 힘만으로
끌어 올리거나 목의 근력을 키우는 운동을
꾸준히 한다. -
다른 스포츠 종목처럼
부상의 위험도 존재한다.
부상에 가장 취약한 곳은 눈이다.
코너에서 속도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좋은 기록을 내는 F1 경기에서
선수들의 눈에 가해지는 중력은 상당하다.
중력이 커지면 혈액이
몸 아래쪽으로 쏠리기때문에
눈으로 가는 혈액이 줄어든다.
이 때문에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고,
눈물이 계속 나오게 된다.
F1 선수들의 심장도 위험에 노출돼 있다.
심장은 압력과 긴장감을 이겨내기 위해 더 열심히 뛰게 된다.
경주 도중 분당 심장 박동수는
최대 185회로 평상시의 최대 3배다. -
F1 드라이버들은
평소 엄청난 체력 훈련과 함께
불빛에 반응하고, 카드를 맞추고,
벽을 맞고 튀어나오는 공을 받는 반응훈련을 거듭한다.
2시간 가까이 계속되는 극도의 긴장과 압박,
인간 이상의 체력과 판단력을 요구하는 자동차 경주.
몸을 제대로 가누기도 힘든 상황에서
수십 개의 버튼과 기어가 달린 핸들을 조작하고
50도 이상 치솟는 내부의 열기를 참아내고
최소 305km를 쉬지 않고 달려가는 지옥의 레이스.
전 세계 F1 선수가 22명밖에 없다는 사실에서
힘든 스포츠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