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극장가에는
과거 개봉했던 영화
[라붐](1980)
[러브레터](1999)
[올드보이](2003) 등
추억 속 영화들이 속속 재개봉 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요.
바로 [디지털 리마스터링 (digital remastering)] 기술로
재탄생한 영화라는 점입니다.
[디지털 리마스터링]이란
필름 영화의 화질·음향 등을 조절해
아날로그 필름으로 촬영했던 영화를
디지털로 새롭게 바꾸는 작업을 말합니다.
이 작업으로
영화의 전반적인 편집이 달라지거나
이야기가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대신 그림과 사운드가 조절되고
필름의 낡은 프린트 느낌과
스크래치, 먼지가 없어지게 됩니다.
관객들은 추억 속 명작을
보다 더 좋은 색깔,
더 깨끗한 화면으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죠.
추억 속 필름 영화를
생생한 영상으로 불러내는
디지털 리마스터링 과정은 이렇습니다.
먼저 초음파와 액체로
원본 필름에서 먼지를 제거하고,
특수용액을 사용해
필름의 상처를 일시적으로 안 보이게 하는 것이죠.
이어 필름을 스캐너에 대고
각 프레임마다 스캔을 받아
디지털 이미지를 만들게 됩니다.
필름은 색을 포착하는 능력이
더욱 우수하기 때문에
원본 필름에 가까운 생생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적색, 녹색, 청색 등 각 컬러 채널을 4번씩 스캔합니다.
기술자들은
필름을 프레임별로 편집해
색상의 어긋남을 바로잡고
세월에 의해 생긴 반점 등을 없앱니다.
이 과정은 1년이 소요되기도 합니다.
아날로그 필름의 경우
아무리 보관을 잘한다 해도
10년이 지나면 상태가 엉망이 됩니다.
영상은 지지직 거리고
먼지가 쌓인 상태로 상영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올드보이]의 재상영을 결정한
[박찬욱 감독]은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올드보이]는 필름 영화다.
상영 또한 필름으로 했기 때문에
프린트 된 작품 자체가 많이 낡았다.
영화는 아직도 여기저기서
상영이 되고 있는데
비가 오고 먼지가 쌓인 상태로
상영되는 것이 영 안쓰럽더라.
디지털 시네마로 만들어두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지만 비용 문제로 고민했다.
그러던 중 10주년이 됐고,
핑계 삼아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재개봉을 하게 돼 문제가 해결됐다.
잘 된 일이다.”
1980, 90년대의
나이를 먹은 필름 영화들이
2013년 회춘해 돌아오는 모습을
보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과거의 감동을 고스란히
현재로 환기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이겠죠.
블록버스터 영화들 사이에서
조용히 빛을 내고 있는
디지털 리마스터링 영화들의 열풍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