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헝가리구스 産 최상품으로 꼽아한국, 가슴털 비율 75% 이상만 다운파카로 공인
  •  최근 아웃도어산업을 둘러싼 업체 간 마케팅전이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할 만큼 뜨겁다. 유명 연예인을 앞세운 화려한 광고마케팅은 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다. 특히 본격적인 대목(?)인 겨울시즌에 접어들면서 [다운파카(down parka)]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화려한 마케팅에 소비자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도대체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해야 현명한 선택일지 판단이 안 서기 때문이다. 본지는 소비자들이 궁금해 하는 [다운]의 모든 것에 대해 집중취재 해 시리즈로 싣는다. 이번 시간에는 다운 가운데 우수한 품질로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구스(거위)다운]의 종류에 대해 분석해 본다. [편집자주]


  • ▲ 아이더(eider) 암컷은 자신의 앞 가슴털을 뽑아 둥지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은 아이더 다운(down)에 둘러싸인 알의 모습 ⓒ퀸즈대학 홈페이지 캡처
    ▲ 아이더(eider) 암컷은 자신의 앞 가슴털을 뽑아 둥지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은 아이더 다운(down)에 둘러싸인 알의 모습 ⓒ퀸즈대학 홈페이지 캡처

     

    겨울철 현대인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다운파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한 벌쯤을 갖고 있지만
    정작 자신이 입고 있는 다운파카에 대해 잘 모르는 게 현실이다.
    특히 [충전재]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판매직원의 설명을 듣노라면 용어 자체가 어렵다.
    따뜻하고 가격만 맞으면 구매하는 게 대다수의 소비자다.
    그렇다면 다운의 종류는 어떻게 구분되나.
    간단히 설명하면 다운은
    [구스(거위털)][덕(오리털)]으로 크게 나눠진다.
    충전재로 구스를 넣으면 [구스다운]
    오리털을 넣으면 [덕다운]이 되는 것이다.

    거위나 오리털은 보온을 담당하는 가슴부위 털인
    다운(down) 깃털(feather)로 분류한다.
    다운파카의 기준은 국가마다 차이가 나지만
    우리나라는 가슴털인 다운의 비율이
    [75% 이상]이어야만 다운파카로 공인하고 있다.
    시장에서 흔히 판매하는 제품 중에는
    다운과 깃털의 비율이 75:25% 미만의 제품들이 많다.
    이들 제품은 우리나라 기준에서는 다운파카가 아닌
    다운과 깃털을 충전한 보온용 재킷일 뿐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거위나 오리털이라고 해서
    모두가 품질이 비슷하진 않다는 것.
    다운은 원산지와 사육용도에 따라
    품질과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난다.
    특히 다운밸트라 불리는
    북위 45°~53°(국제우모협회기준) 주변에서
    서식 또는 사육하는 수조류의 털은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반면 다운밸트에 한참 못 미치는 북위 40° 이하
    중국 중남부, 베트남 등 동남아 등의 제품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는다.
    한마디로 원산지 차이에 따라
    다운의 품질과 가격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 ▲ 아이더(eider) 암컷은 자신의 앞 가슴털을 뽑아 둥지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은 아이더 다운(down)에 둘러싸인 알의 모습 ⓒ퀸즈대학 홈페이지 캡처

     
    아이더 다운

    한여름 북극권에서 서식하다
    겨울이 오면 영하 40°를 밑도는 추위를 피해
    아이슬란드에 둥지를 튼 후,
    다시 북극권으로 돌아가는 철새의 가슴솜털.
    아이더는 암컷이 자기의 앞가슴 털(다운)을 뽑아
    둥지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슴털로 만들어진 둥지는
    갓 태어난 새끼가 비행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사용된다.
    아이슬란드의 겨울은
    우리나라 겨울날씨와 비슷하거나 다소 따뜻하지만,
    아이더의 주 서식지인 북극지역은 일교차가 워낙 커서
    여름에는 밤에도 영하 30°C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아이더 털은 최고의 보온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아이더 다운은 워낙 귀해서 시중에서 구입은 불가능하다.
    실제로 아이더 다운을 채집하기 위해서
    농부들은 총을 들고 아이더가 북극으로 돌아갈 때까지
    늑대 등 야생동물로부터 아이더의 둥지를 보호한다.
    매년 한 둥지에서 얻을 수 있는 다운의 양은 20~35g 정도다.
    다운파카 한 장에
    평균 350g정도의 다운이 사용된다고 봤을 때 매우 적은양이다.
    아이더 다운의 필파워(복원력)는 매우 낮지만
    털을 손에 쥐고만 있어도 따뜻한 열을 내고 가벼워서
    현존하는 최고의 보온다운으로 인정받는다.
    표준 가격은 없으며 부르는 게 값이다.
    최근시세는 1kg에 8,000달러(약 900만원)에 거래될 만큼 초고가다.

     

    와일드 구스

    아이더 다음의 품질과 고가품으로 알려진
    와일드 구스(야생거위)는
    겨울을 나기 위해 북극권인 그린란드에서 캐나다 본토로 넘어간다.
    사냥꾼들이 야생거위를 잡아 털을 채집하는데
    아이더 다운보다는 많지만 굉장히 적은 양만 생산된다.
    와일드 구스도 아이더 다운처럼
    매년 시세가 다르고 생산량이 적어서
    시중에서 구할 수 있을 만큼 상품화되진 못한다.
    다운의 색채와 무늬 등은 아이더와 엇비슷하다.
    전문가가 아니고는 아이더 다운과 구분이 어렵다.
    와일드 구스다운도 매우 고가이긴 하지만
    간혹 아이더 다운이라고 속여서
    몇 배 더 비싸게 유통이 되는 경우도 있다.

     

    폴란드 구스

    시중에 유통되는 것 중
    최고 품질의 다운은 폴란드산 구스 다운이다.
    폴란드는 바람이 차가운 발트해와 인접하고 있어
    찬바람과 동절기가 길다.
    이로 인해 거위나 오리의 서식과 사육환경이 좋고
    털이 추위에 잘 견딜 수 있게끔 잘 발달한다.
    폴란드 구스중에서도 최고급은 폴리쉬 마더구스이다.
    마더구스는 식용을 위해 사육되는 흔한 거위나 오리와 달리
    알을 낳기 위해 사육되는 거위를 말한다.
    최상급은 작은 농가에서
    최장 약 5년까지 사육되는 [그랜드마더 구스]이다.
    폴란드 구스의 경우 이태리안 구스와 백조를 접붙인 종자여서
    다운 볼 사이즈가 크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최고급 구스다운파카의 충전재로 사용되는
    [1,000 필파워]를 낼 수 있다.

     

    헝가리 구스

    폴란드산과 더불어 헝가리 구스의
    보온력과 품질, 필파워는 워낙 유명하다.
    세계 유명 산악인들은 물론
    고품질의 다운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제일 많이 애용한 다운파카의 충전재로 알려져 있다.
    폴란드와 더불어 19세기부터
    거위털 가공이 산업화 된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국토의 75% 이상이 저고도의 낮은 평원으로
    강, 호수, 수목이 우거져있어 사육환경이 좋다.
    과거 집시들이 헝가리산 거위의 앞가슴털을
    살아있는 상태로 뽑고
    자라면 또 뽑는 방식으로 총 3번을 뽑았다.
    이를 핸드플럭(Hand Pluck·살아있는 거위의 털을 뽑는 것)이라고 한다.
    핸드플럭이 진행됐던 제품은
    폴란드산과 동급으로 최상품으로 분류한다.
    그러나 2012년 거위들이 산채로 털이 뽑히는 모습이
    동영상을 통해 전 세계로 알려지면서
    동물학대 문제가 불거졌고
    2013년부터는 핸드플럭이 금지돼
    헝가리산 다운의 생산량이 급격히 줄었다.
    현재 핸드플럭으로 생산되는 제품은
    마더구스에서 식용으로 전환된 경우에만
    채집이 가능해서 30% 미만으로 줄어든 상태다.

    캐나다 구스

    폴란드산 만큼 우수한 구스다운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캐나다는 거위가 거의 없다.
    때문에 생산량 자체가 매우 적다.
    1년에 5000kg 정도만이 생산된다.
    헤비다운파카로 치면
    1년에 1만 여장 정도만 가공할 수 있는 소량이다.
    그래서 최근 우리나라에서 캐몽으로 알려진
    캐나다구스다운의 경우 아주 소량의 제품에만
    캐나다 구스다운을 사용할 뿐, 대부분 오리털을 사용한다.
    그러나 캐나다 덕 다운은 품질이 좋고
    보온성, 필파워가 750까지 나올 정도로 뛰어나다.
    무엇보다 다른 곳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사육조건과 환경이 깨끗하고 위생적이다.
    전통의상을 입고 자급자족의 가족 공동체 생활을 하는
    헤더라이츠(가족집단)에 의해 사육되며 색도가 밝다.

     

    시베리아 구스

    국내를 중심으로 유통이 시작된 시베리아구스는
    겨울 기온이 영하 40°C 이하로
    떨어질 만큼 추운 기후 아래 사육된다.
    보통 거위는 강한 추위를 견디기 위해
    자신의 가슴 털을 발달시키는데
    시베리아산은 추운 기후에서 자라
    구스다운 볼 사이즈가 크다.
    보통 8개월 정도 사육되며,
    850필파워 제품까지 생산되는 걸로 알려져 있다.
    유럽 등 타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운보다
    회색털이 많은 게 특징이다.
    시베리아산 다운의 경우 세계적인 다운 가공 업체인
    태평양 물산이 지난 2011년 상표 등록해
    국내와 일본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프렌치 등 기타

    프랑스산의 경우 프랑스와 스페인 경계에 있는
    피레네 산맥의 산 중턱에서 방목 사육돼 몸집이 크다.
    프랑스에는 구스가 거의 없다.
    대신 오리털 다운이 대세다.
    오리털 다운은 복원력이
    600필파워를 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프렌치 덕다운은 캐나다 덕다운 처럼
    최대 700필파워가 넘는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프렌치 뮬라드 덕은 오리의 간 요리를 먹기 위해 사육되며,
    사육기간이 일반 오리보다 2배 이상 긴 편이다.
    긴 사육기간으로 몸집이 커 필파워가 좋다.
    대량유통이 안되기 때문에,
    세르비아, 루마니아 등과 함께 묶어
    유러피안 구스라 불린다.
    이외에 [아메리칸 구스]는 현대문명을 거부하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살아가는
    아미쉬 종교집단에 의해 사육되며,
    색도가 매우 밝고 회색털 함유량이 적어
    화이트 다운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품질은 중하위 그룹에 속한다.

    차이나 구스

    중국은 전 세계 다운 물동량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차이나 구스의 경우 구스다운 중에서도 가장 저품질에 속한다.
    폴란드, 헝가리, 캐나다 등에 비해 사육기간이 매우 짧고
    시설과 환경이 매우 열악해서
    털 상태가 충분히 발육이 안 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오리나 거위를 식용으로만 사육 할 뿐,
    털을 생산하기 위해 사육하지 않는다.
    그래서 폴란드나, 헝가리처럼
    양질의 충전재를 구하기는 어렵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