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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녀의 초등학교 졸업선물로 스마트폰을 사준
학부모 김 모씨(41)는 깜짝 놀랄 일을 겪었다.
아이가 성인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다운받아
아무렇지 않게 보고 있는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
김 씨는 아이에게 어떻게 성인 앱을 다운받았냐고 묻자
주민번호 인증 없이도 클릭만하면 된다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
이는 국내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깔린 모바일 오픈마켓 [구글플레이]에 대한 얘기다.
성인인증 없이도 성인 앱 다운이 가능하고,
결제 시 최소한의 본인인증 절차도 없다.
자제력이 약하고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 청소년들이
음란 및 폭력 등 유해앱과 사행성 게임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는 것이다.
이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아이들이 유해콘텐츠에 노출돼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판단에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 기관은 지난 2012년부터
국내외 오픈마켓에 대한 제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구글플레이를 운영하는 구글이나
앱스토어를 운영하는 애플이
국내 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국내법에 적용받지 않기 때문이다.
그나마 애플의 앱스토어는 애플이 사전 검사를 통해
음란 앱을 거의 차단하지만
구글플레이는 최소의 검증만으로 등록이 가능하다보니 음란물이 넘쳐난다.
국내 사업자라면 정부가 직접 시정조치를 내릴 수 있으나
구글은 해외사업자라 제재가 통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배를 불리고 있으면서도
국내법은 교묘히 피해가고 있는 것이다.
비난이 거세지자 구글도 본인인증 절차 등을
추가하겠다는 말은 했지만 1년이 넘게 오리무중이다.
그 사이 피해를 입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늘고 있다.
#. 삼성전자, 방관하면 안 되는 이유?
방법이 없는 것일까.
이쯤 되니 스마트폰을 판매한 삼성전자에 책임을 묻고 싶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문제의 [구글플레이]가
기본으로 탑재돼 있기 때문이다.
삼성 제품을 사면 당연히 구글플레이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모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구글플레이가 깔려있지만
국내시장서 삼성전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기에
가장 큰 책임 소지를 갖는다는 점도 피해갈 수 없다.
제조사가 스마트폰 기기만 파는 게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소프트웨어도 함께 판매하는 시대가 됐다.
적어도 삼성이 만든 스마트폰 안에 [구글플레이]가
기본으로 깔려있는 한 구글의 만행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의 주문처럼
[존경받는 기업]이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있다.
단순히 좋은 물건을 만들고, 많이 파는 시대는 지난 것이다.
구글플레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를
삼성전자가 해결해야 할 법적인 이유는 없다.
하지만 구글의 태도를 움직이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은 삼성전자다.
온 국민을 스마트폰 세상으로 인도한 국민기업 삼성전자가
우리의 어린이, 청소년들을 보호할
어느 정도의 윤리적 책임이 따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