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한맥증권 사태 이어 자기매매이익 감소 및 시황 악화까지


지난해 국내증권사가 2002년 이후 11년만에 최초로 적자를 기록했다. 두 곳 중 한 곳이 적자를 나타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62개 증권사는 2013년 회계연도(2013년 4월~12월)에 1098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체 증권사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이다. 

전체 62개 증권사 중 34개사가 흑자(5936억원)를 기록했고, 26곳이 적자(-7034억원)를 나타냈다. 두 곳 중 하나 꼴로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전년동기대비 흑자전환한 곳은 4개사, 적자전환한 곳은 12개사로 집계됐다. 

특히 동양증권은 지난해 9월 발생한 '동양 사태'로 투자자들이 이탈하면서 3400억원의 적자, 한맥투자증권은 코스피200 옵션 주문 실수로 지난해 400억원대의 순손실을 냈다. 
 
증권사들은 지점 축소, 감원 등을 통해 판매관리비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적자를 막지는 못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관련 자기매매이익 감소, 시황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으로 분석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판매관리비는 인원이 2559명 줄고, 국내지점 또한 160개 축소되면서 전년동기대비 3.6%(2150억원) 감소했다"면서 "각종 수수료 수익은 2.7%(1256억원) 축소됐고 미국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채권관련 이익 또한 감소하면서 자기매매이익은 18.7%(6280억원) 줄었다"고 설명했다. 

분기를 거듭할수록 실적은 악화됐다. 1분기(2013년 4~6월) 1192억원이었던 순이익은 2분기(2013년 7~9월) 233억원 순손실로 적자전환했고, 3분기(2013년 10~12월) 순손실 2058억원으로 적자폭을 확대했다. 

개인투자자의 증시이탈로 거래대금이 줄어들면서 3분기 수탁수수료 수익은 전분기대비 740억원 감소했다. 인원 감축에 따른 명예퇴직금 증가 등으로 판매관리비는 오히려 919억원 늘어났다.

수익성 악화로 재무건전성도 훼손됐다. 지난해 12월말 현재 전체 증권사의 평균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480%로, 9월말(495.9%)에 비해 15.9%포인트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