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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의 카드시장 '러시'에 카드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신용카드와 맞먹는 부가혜택을 지닌 체크카드 출시에 고객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증권은 증권업계 최초로 자체 체크카드인 'able카드'를 출시, 열흘 만에 2만장이나 발급됐다.
이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에나 있을 법한 풍성한 할인 혜택을 선보였다. 고객이 주로 사용하는 업종 4가지(주유, 대형할인점, 백화점, 택시 및 KTX) 중 한 가지를 15%나 할인해 주는 내용이다. 전월 이용실적에 따라 적게는 1만원에서 많게는 4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여기에 OK캐쉬백포인트도 추가로 쌓인다. OK캐쉬백 가맹점에서 결제하면 최대 5%를 포인트로 적립해주며 제휴 가맹점에서는 최대 40%까지 할인해 준다.
증권사는 그동안 카드사와 제휴해야만 카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으나 지난해 7월 전자금융거래법이 개정되면서 증권사도 자체적으로 직불카드(현금 IC카드, 체크카드) 등을 발급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메리트총금증권, 미래에셋증권, HMC투자증권 등도 이르면 3~4월, 늦어도 올 상반기 현금 IC카드 상품을 선보일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KDB대우증권도 체크카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카드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수익 다변화와 새로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혜택이 많다 보니 가입자 수가 늘어난 것"이라며 "신규 고객보다 기존 고객 비율이 높다"고 설명했다.한편 증권사들의 카드시장 진출에 대해 카드업계는 과다 경쟁을 우려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법에 따라 혜택이나 부가서비스를 과도하게 제공하면 금융감독원에서 막는다. 카드업계의 과다 경쟁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전자금융거래법을 적용받아 이러한 제한을 받지 않아 점유율을 뺏길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증권사들이 카드업에 뛰어들어 과다 경쟁만 가속할 것"이라며 "과도한 혜택에 길들여진 고객들의 높아진 기대에 어디까지 부응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