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한국 위협 리스크, 테이퍼링 아닌 중국 경제성장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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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한국경제는 글로벌 충격으로 걱정이 크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비롯해 엔저로 상징되는 일본의 아베노믹스, 중국 경제개혁의 후폭풍까지 그야말로 살얼음판 위를 걷는 모습이다.

     

    특히 테이퍼링 발표로 환율이 요동치자 기업들은 경영계획에 차질을 빚었고, 한국 가계 부채는 위협을 받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우호적이지 못한 남북관계가 지정학적 리스크를 키웠고, 대기업의 잇딴 사건사고도 경제지반을 흔들고 있다. 국내 증시의 위태로움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美-中 악재에 시장 관망세 더욱 짙어질 것"

    가뜩이나 움츠려진 증시에 또 한번 악재가 발발했다. 간 밤 미국 연방준비제도 발표에 이어 중국발 리스크 마저 우려되고 있다. 

     

    올 들어 1800선까지 붕괴된 코스피 지수는 현재까지 1920선~1560선 사이 박스권을 횡보하며 짙은 관망세를 연출하고 있다.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이번엔 연준의 의사록이 글로벌 시장을 흔들고 있다.  

     

    지난 19일 '1월 FOMC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테이퍼링과 관련해 대부분 의원들이 의견을 같이한 반면, 일부 반대파들은 단기 금리 인상을 강력 주장했다. 절충되지 못한 의견은 시장의 불안감을 키워 곧장 뉴욕증시 하락으로 반영됐다. 

     

    국내 증시 타격도 불가피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1930선을 겨우 턱걸이 마감했다. 개인의 1900억원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는 0.64% 하락한 1930.57에 마감했다. 코스닥 역시 0.79% 내린 525.69로 장을 마쳤다. 

     

    게다가 2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마저 실망스러운 수치를 드러내면서 '맥'을 뺐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한-중' 발언도 중첩됐다는 지적이다.

     

    20일 무디스는 "한국의 가장 큰 리스크는 미국 테이퍼링보다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일 것"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이어 "시장 참가자의 심리 뿐 아니라 실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톰 번 무디스 부사장은 "중국수출 및 투자 등이 한국 경제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운을 뗀 뒤 "중국 내수 둔화는 수출 기회가 줄어든다는 의미로 중국 GDP성장률이 7.5%를 밑돌거나 PMI가 50 이하로 내려갈 경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하룻동안 미국-중국발 악재를 동시에 맞은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주에서는 NAVER(-8.13%)가  눈에 띄게 미끄러졌고 △LG화학(-1.38%) △기아차(-1.69%) △KB금융(-2.48%) △현대차(-1.55%) 등도 하락 마감했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는 130만원을 지지하지 못한지 오래다.

     

    이들 대표 상위주는 지난 12월초 대비 올 들어 금일(20일)종가 기준 △삼성전자(-14.34%)△LG화학(-13.51%)△현대차(-11.02%)△POSCO(-12.74%)△기아차(-7.4%) △KB금융(-6.75%)까지 밀려내려왔다. 다만 SK하이닉스와 현대모비스는 박스권을 횡보 중이거나 소폭 상승했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시장을 결정할 만한 재료가 나오지 않은 만큼 국내 증시는 보합세 정도로 흐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보합, 중기적으로는 작년 4분기부터의 약세가 이어지는 흐름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