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씨 등 세자녀가 100% 지분 보유한 물류기업빙그레서 7년 간 일감 몰아주고 계열사로 편입시켜
  • ▲ 김호연 빙그레 전 회장 ⓒ연합뉴스
    ▲ 김호연 빙그레 전 회장 ⓒ연합뉴스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이 14일 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이사 복귀 배경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경영승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와관련 김 전 회장의 자녀들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케이엔엘물류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엔엘물류는 빙그레에서 일감을 지원받고 있는 만큼, 케이엔엘물류가 빙그레 경영승계를 위한 '전진기지'의 역할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케이엔엘물류는 빙그레의 냉장·냉동·상온분야 물류를 담당하며 규모를 키운 회사로 1998년 빙그레에서 분사됐다. 2000년 12월 선일물류와 케인엔엘이 합병하며 빙그레 물류대행업무를 하기 시작했다. 이후 2007년에는 김 전 회장의 자녀가 지분을 인수하며 다시 빙그레 계열사로 추가됐다.

현재 케이엔엘물류 지분은 김 전 회장의 장남인 동환씨가 33.34%를, 기타주주가 66.66%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기타주주 역시 오너의 장녀 정화씨와 차남인 동만씨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동환씨가 33.34%, 정화·동만씨가 33.33%를 보유하고 있다고 명기돼 있으나 2011년 이후 기타주주로 돼있기 때문이다.

  • ▲ 김호연 빙그레 전 회장 ⓒ연합뉴스

  • ▲ 2010년 주주 공시(위) 2012년 (아래) ⓒ금융감독원
    ▲ 2010년 주주 공시(위) 2012년 (아래) ⓒ금융감독원

  • 결국 케이엔엘물류는 오너 자녀들의 개인기업인 셈이다.

    때문인지 빙그레는 케이엔엘물류에 일감을 지원하며 꾸준히 오너 자녀들을 챙기고 있다는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2000년 케이엔엘물류의 매출액은 117억원에 불과했다. 이후 케이엔엘물류는 빙그레의 물류대행업무로 성장궤도에 올랐고, 2006년 그 매출은 272억3573만원을 기록했다. 

    성장 뒤에는 빙그레가 몰아준 일감이 존재했다. 2006년 매출을 기록했을 당시 빙그레와의 거래를 통한 매출이 267억6431만원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98.2%에 달했다.

    2007년에도 매출 324억1490만원 중 빙그레와의 거래는 289억6573만원(89.3%)이었고 2008년 340억9064만원 중 304억3512만원(89.4%)였다. 2009년부터는 빙그레가 케이엔엘물류에 물류대행 비중을 줄여 77.2%였고 2010년 58.9%, 2011년 54.3%, 2012년 50.6%로 점점 줄어들고 있으나 여전이 절반이 넘는 수치다. 

    일각에서는 김 전 회장이 2008년 정치계 입문을 선언하고 빙그레 경영에서 손을 떼며 거래 비중을 줄인 것이라는 시선도 만들어냈다. 

    빙그레 관계자는 "당시 냉동냉장 특수 물류 서비스가 필요했는데 선택할 수 있는 회사가 별로 없었다"며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있어왔고 현재는 물류 서비스 제공하는 회사 많아져 업무 대행 비중이 들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 ▲ 2010년 주주 공시(위) 2012년 (아래) ⓒ금융감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