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발전문기업 하이모(대표 홍인표)가 과다한 광고비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큰맘 먹고 산 160만원 짜리 가발을 이용해봤는데 불편해서 도저히 못 쓰겠다", "머리카락이 엉킨 실타래 같다. 반값 행사로 산 90만원 짜리 하이모 가발이 타사 80만원 짜리 보다 못한 것 같다" 가발 업계 1위인 하이모 가발을 이용한 소비자들의 입장이다.
소비자 도모 씨는 "처음 제품을 받았을 때부터 모질이 안좋았다. 펌을 하는 과정에서 더 손상됐다"며 "개선을 위해서는 2달을 기다려야 한다는데 항암가발이라 그럴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소비자는 재구매를 강요받기도 했다. 이모 씨는 "1년이 채 되지 않아 앞쪽 모발이 다 빠졌다. 제품 문제니 다시 제작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재구매를 강요할 뿐이었다"고 했다.
이처럼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제품에 불만을 갖는 소비자가 줄을 이었다. 하이모 가발이 비싼 이유는 무엇일까.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 -
시스템에 따르면 하이모는 지난 2012년 광고비로 88억 원을 지출했다. 매출이 600억 원이 채 안 되는 회사가 6분의 1가량을 광고비로 지출하고 있었던 것이다.
2011년과 2010년도 마찬가지였다. 568억 원의 매출을 올렸던 2011년에는 97억 원을 광고비로 썼다. 홍보비가 매출의 17%를 장악한 셈이다.
화장품 업계 1‧2위를 다투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보다도 훨씬 높은 비중이다.
2012년 아모레퍼시픽은 총 매출의 11.5%를 광고비로 지출했고다. LG생활건강의 광고비중은 총 매출의 8%에 그쳤다.
하이모 관계자는 "광고선전비에는 신문이나 방송 광고 이외에도 전국 46개의 지점 간판 설치 및 수리 비용, 현수막이나 전단지 등 다양한 비용이 포함돼 있다"며 "무리하게 설정된 것이 아니라 매출액 대비 적정 금액을 산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발 산업 특성상 가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전환해야한다는 숙제가 있다”며 “인식 전환을 위한 광고를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엎친데 덮친격' 하이모는 성희롱 논란에 빠지기도 했다. "자, 뽀뽀해 봐", "오늘 섹시하네", "나랑 사귈까?", "여관으로 모셔." 하이모 직원들 회식자리에서 오간 대화다.
제보에 따르면 위 상황은 하이모 직원 A씨가 2014년 1월 노동청에 제출한 자술서와 전직 직원 B씨 증언에 따른 내용이라고 전해졌따. A씨는 "회식자리로 이동하는 엘리베이터에서부터 시작된 성희롱 발언이 회식 끝까지 이어졌다"고 했다.
"앞으로 미인계를 써서 영업해라", "부스 안에서 한쪽 다리를 들고 있으면 된다" 등 언짢은 말이 나왔지만 회식자리 분위기를 봐 참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섹시하다", "나랑 사귈래", "3시간이면 넘어온다"등 더 수치스러운 말이 돌아왔다"고 하소연했다.
하이모 측은 "성희롱 사건과 관련 남자직원이 직접 여자직원에 사과했고 회사 측에서도 정직 1개월이라는 징계 처분을 했다"고 했다.
이어 "정기적으로 전직원 대상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신입사원 교육 때도 성희롱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필수과목으로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일 관세당국에 따르면 하이모는 지난해 미얀마의 생산라인과 187억5000만원 상당의 거래를 하면서 9억5400만원의 관세를 포탈한 바 있다. 또 19억4000만원을 불법거래하다 당국에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적발 됐다. 당국은 이같은 사실을 검찰에 고발한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