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베가 시크릿업 인하에 팬택, "선 구매 약속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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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팬택 살리기'를 위해 지난해 말 출시된 베가 시크릿업 출고가를 인하한다고 선언했다.

19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마트폰 제조사인 팬택을 살리기 위해 주력 LTE 스마트폰인 '베가 시크릿업' 출고가를 지난 18일부터 35만원 낮춰 판매중이다.

베가 시크릿업의 초기 출고가는 95만4800원으로 LG유플러스가 37% 인하를 결정, 59만 9500원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LG유플러스는 팬택 시크릿업 출고가를 인하해 50만원대에 판매하기로 결정한 것은 고객 단말 구대 부담을 낮추면서 출고가 인하에 따른 팬택 비용부담도 완화시켜 주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조원석 디바이스 담당은 "통상 출고가 인하는 제조사가 이통3사의 의견을 수렴해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최근 영업정지로 단말 가격 인하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팬택을 돕기 위해 LG유플러스가 먼저 나서 단말기 출고가 인하를 단행한 만큼 타사도 같은 수준으로 인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팬택은 LG유플러스의 이번 발표 이후 공식 입장자료를 냈다. 

팬택 측은 "출고가 인하가 판매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출고가를 인하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재고 보상 금액이 지출돼야 하고 선 구매 물량 약속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이통3사 공용 모델에 대한 출고가 인하는 3사가 협의 하에 진행 되야 하는 것"이라며 "이처럼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협의 과정에서 서로 오해가 있었다"며 "팬택과 협의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재고가 쌓이면 통신사가 새로운 모델을 구매하기가 어려운 만큼 재고 처리도 중요한 문제"라며 "서로에게 도움 되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가 베가 시크릿업 출고가 인하를 한다고 밝히자 KT 역시 출고가를 인하하기로 했다. 

반면 SK텔레콤은 "협의 중"이라고 밝힐 뿐 정확하게 이번 모델에 대한 출고가 인하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팬택 모델의 출고가 인하가 정말 도움이 되느냐에에 대해서 의문스러워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출고가 인하가 판매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부담이 될 수도 있다"며 "SK텔레콤이 가장 많은 재고를 갖고 있는데 출고가를 인하하게 되면 팬택이 떠안게 될 재고 보상금액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팬택이 주장하는 선구매 조건도 같이 가야 하는데 이 부분도 얼마나 진행될 수 있을지 아직은 모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와 KT의 출고가 인하 결정이 팬택 살리기 효과로 이어지려면 이통사들의 팬택 제품 선구매 약속과 재고 부담금 협상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출고가 인하로 인한 팬택의 재고 부담금 지불은 LG유플러스와 KT 가 부담금 일부를 지원하고 나머지는 대여금 형식으로 나중에 받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고 부담금을 적게 떠안는다면 팬택 살리기에 도움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팬택의 채무만 커지게 된다. 하지만 이통사들도 영업정지 상황 속에서 판매가 원활하지 않아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또한 팬택이 가장 시급하게 요구하는 선구매 물량 협상도 마찬가지다. 팬택은 이통3사 선구매 물량 목표를 20만대로 보고 있지만 지난달에는 이통사 영업정지 등으로 15만대밖에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이번 이통사들과의 제품 선구매 협상이 일정 수준 이상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이번 출고가 인하라는 발표는 팬택을 돕겠다는 생색내기 수준밖에 안 된다는 지적이다.

팬택 관계자는 "아직 협의 중이지만 사업자끼리 잘 정리돼 서로에게 좋은 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