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척 수주 목표 … 이번이 첫 입찰부족한 도크 문제 해결 … 올해 적극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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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전경 ⓒHD현대
조선업계가 미국 함정 유지·보수·운영(MRO)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의 첫 수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2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진행된 미 해군 7함대 소속 군수지원함 1척에 대한 MRO 입찰에 참여했다.이번 입찰은 HD현대중공업의 첫 도전장으로, 지난해 미 함정 MRO 사업 자격을 확보한 후 실제 입찰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두 건의 미 함정 MRO 사업을 따냈던 한화오션 역시 이번 입찰에 뛰어들었다.이들은 현재 입찰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다음 달 해당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MRO는 항공기, 엔진, 기타 장비품·부품 등에 대한 정비와 수리·개조, 재생 정비 작업을 수행하는 사업을 뜻한다. 미국은 조선업 쇠퇴를 이유로 현재 함정 건조와 MRO를 수행할 조선소가 크게 부족하지만, 국내 조선사의 경우 대형 선박 설계·제작 기술력 등의 강점을 가지고 있다.미 해군은 올해 10여 척의 MRO 사업을 발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해군의 MRO 사업은 연간 20조 원 규모의 거대한 시장으로, 국내 조선사들이 대형 선박 설계·제작 기술력 등의 강점을 활용해 관련 시장 진출 경쟁을 벌이는 이유다.현재까지는 한화오션이 앞서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이미 미국 MRO 사업 2건을 수주한 데 이어 최근 업계 최초 미 해군 함정 '윌리 쉬라호(Wally Shirra)'의 MRO 정비를 완료, 재출항을 마무리했다.반면 HD현대의 경우 경쟁사 한화오션과 비교하면 한발 늦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직 미국 해군 MRO 사업의 첫발을 떼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두 기업의 시장 내 격차가 크지 않아 선두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HD현대중공업은 앞서 지난해 7월 미국 해군과 함정정비협약(MSRA)를 체결, 향후 5년간 미 해군 정비 사업 입찰 자격을 확보했지만, 실제 수주 입찰에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회사는 지난해 MRO 사업을 글로벌 시장 진출의 신호탄으로 인식했으나, 같은 해 도크 부족과 신중한 수익성 검토 등을 이유로 미 해군이 발주한 MRO 사업에 응찰하지 않았다.이에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익성이 높은 메인 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사보다 늦은 만큼 연내 최대 3건을 수주한다는 계획이다.한미 MRO 사업 협력이 미·중 패권 경쟁 속 향후 조선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정기선 수석부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에 있는 미군 해군사관학교를 찾았다. 그는 해군사관학교의 선체 구조 강의 현장과 유체역학 연구실을 방문하고, 교수진 및 생도들과 미래 해양 분야의 발전 방향과 연구 과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이밖에 미국 현지 조선소 지분 투자 등 다양한 진출 방안을 검토하는 등 현지 인프라 확보도 검토 중이다. 미국 내 생산 기반을 갖춘다면 장기적인 생산·정비 능력의 현지화를 통해 MRO 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HD현대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도크가 부족한 이유로 MRO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없었다"라며 "올해부터는 미 해군의 입찰 공고가 나올 경우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