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속 주주총회 개최 … "축제여야 했지만 죄송하다"홍보팀 신설·소통 강화 … "주주들과 적극 대화할 것"해외·지역 개발·M&A 추진 … 성장 동력 확보할 기회
  •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김보라 기자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김보라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주주들 앞에서 처음으로 사과했다. 기업 공개(IPO) 이후 계속된 논란 속에서 직접 나서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이다.

    백 대표는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창립 이래 최고의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원산지 표기 문제 등으로 주주 여러분께 걱정과 실망을 끼쳐 드려 깊이 사과드린다"며 "주주총회는 축제의 자리여야 하지만 여러 이슈로 인해 그렇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자로서 더욱 철저하게 관리하지 못한 점을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 대표가 주주들에게 직접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주주뿐만 아니라 가맹점주들에게도 사과의 뜻을 전하며 "현재 발생한 여러 문제들이 생소할 수도 있지만 결국 저희의 준비 부족에서 비롯됐다고 인정한다"면서 "놓친 부분이 없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있으며 고객사의 매출 실적만 바라보며 단순한 경영 판단을 내린 점을 반성한다"고 밝혔다.

    더본코리아는 올해 초부터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설 명절을 앞두고 출시한 '빽햄 선물세트는 가격과 품질 논란이 불거졌고 연돈볼카츠의 맥주 감귤 오름은 함량 부족 문제로 지적받았다.

    또 외국산 재료로 만든 백종원의 백석된장과 한신포차 낙지볶음의 원산지를 국산처럼 홍보해 원산지표기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새마을식당 온라인 카페에서 운영된 직원 블랙리스트 게시판과 농약 분무기 사용 문제 등으로 약 두 달간 논란이 지속됐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상장 이후 큰 변동을 겪었다. 지난해 11월6일 상장한 더본코리아는 백 대표가 출연한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가 흥행하면서 한때 주가가 6만원 선을 넘기도 했지만 현재는 공모가(3만4000원) 이하로 떨어져 2만원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30분 기준 주가는 2만9250원이었다.

    소통을 강조한 백 대표는 홍보팀을 비롯한 새로운 조직을 빠른 시일 내에 만들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주주들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실감하고 있다"며 "수익만 잘 내면 되는 줄 알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앞으로는 회사의 방향성을 지속적으로 설명드리겠다"고 강조했다. 

  •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이날 더본코리아의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 한도 설정 등의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

    백 대표는 회사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프랜차이즈·유통·호텔 등 기존 사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 및 지속 성장 ▲지역 개발 사업 및 B2B(기업 간 거래) 유통 확대 ▲온라인 유통 사업(자사몰) 확장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를 제시했다.

    그는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욕심이 크다.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 "더본코리아 브랜드를 해외에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한식을 편하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내 지역 개발에도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식음료(F&B) 푸드테크 등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장에서 저렴하게 나온다고 무조건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점주들에게 도움이 될 브랜드라면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며 "공장 설립이나 신규 사업 확장을 통해 주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한 주주는 "백 대표님이 죄송하다고 하시고 앞으로 잘하겠다고 말씀하셨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