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 "정부 대표해 국민께 사과, 국정 운영 부담 줄 수 없어"야권 "비겁한 회피"

  • ▲ 정홍원 총리가 27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사의를 표명한 뒤 회견장을 떠나며 인사를 하고 있다.
    ▲ 정홍원 총리가 27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사의를 표명한 뒤 회견장을 떠나며 인사를 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7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국무총리의 사표를 수리키로 했다. 하지만 사퇴 시기는 사고수습 이후가 될 전망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박 대통령이 가장 시급한 것은 구조작업과 사고수습으로 이것이 최우선적인 일이기 때문에 사고 수습 이후에 사표를 수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앞서 정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 대국민 사과와 함께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사고 발생전 예방에서부터 초동 대응과 수습과정에서 많은 문제들을 제 때 처리하지 못한 점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한다"며 "국무총리로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진작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자 했으나 우선은 사고수습이 급선무라고 생각했다"며 "이제는 더 이상 자리를 지킴으로써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사퇴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정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것은 갈수록 악화되는 여론 속에서 불가피한 결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초동대처 미흡이 계속 드러나고 있고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이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진도 여객선 침몰현장에 찾아갔다가 실종자 가족에게 물세례를 맞는 모습이 보도된 이후에는 정부 안팎에서 "더 이상 리더십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관론도 나오기 시작했다.

  • ▲ 정홍원 총리가 27일 오전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사의를 표명한 뒤 회견장을 떠나며 인사를 하고 있다.

     
    정 총리가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짊어지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지만 후폭풍은 거셌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정 총리 사의표명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무책임하다"며 비난했다.

    안철수 대표는 "지극히 무책임한 자세이자 비겁한 회피"라고 했고 김한길 대표는 "구조와 수습이 한창 진행중인 이 시점에서 국무총리가 자리를 비우는 것이 과연 국민에게 진정으로 책임지는 자세인지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새누리당은 정 총리의 사의 표명이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평가하면서 무엇보다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진규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원활하지 못한 사고 수습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을 자초한 내각의 총책임자로서 어떠한 형태로든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며 "실종자 수색 등 사고 수습이 시급한 시점에서 정부가 흔들림 없이 사고 수습에 매진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사진 : 연합뉴스, NewDa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