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부 등 270만대 규모…현대차 '미소' 한국GM '부심'
  •  

    글로벌 자동차 2위 메이커인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가 또 한번 대규모 리콜 사태에 직면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있다. 

    16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GM이 2004년부터 2015년형까지 캐딜락, 쉐보레, GMC, 폰티악 새턴 브랜드 약 270 만대에 대해 리콜하기로 했다. 지난 2월 시동 스위치 불량으로 시작된 600만대 리콜 이후 또 다시 제작결함이 발견되면서 리콜 규모가 800만대를 훌쩍 넘어섰다.

    당장 업계에서는 북미 최대 완성차 업체인 GM의 잇따른 리콜 사태로 인해 품질 문제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에 나서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GM의 이번 리콜 중의 하나는 결함이 너무 심각해 즉시 차량 운전을 정지시켰다. 2004년~2012년형 쉐보레 말리부, 2004-2007년형 쉐보레 말리부 맥스, 2005-2010년형 폰티악 G6, 2007-2010년형 새턴뷰 등 244만524대의 차량은 브레이크 램프와 연결된 배선 문제에 대한 결함이 발견됐다.

    이 결함으로 전자 안정성 제어, 트랙션 컨트롤, 보조 제동 장치, 그리고 크루즈 컨트롤과 같은 중요한 시스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GM은 이번 결함으로 13건의 충돌사고와 2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수백건의 불만 사항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2005년부터 2007년형까지 쉐보레 콜벳 11만1천889대에서 로우 빔 헤드라이트에 심각한 문제가 발견됐다. 이와함께 2014년형 쉐보레 말리부 14만67대에서 유압 브레이크 부스트 기능의 전자제어 모듈 소프트웨어 문제로 브레이크 제동거리가 길어지는 문제가 발견됐다.
     
    GM사태와 관련, 국내 완성차 업계는 호재냐 악재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 지배력이 강한 GM이 품질 문제로 뒷걸음치는 점은 현대·기아차로선 호재가 될 수 있지만, 한국지엠에게는 이미지 훼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미국차 메이커의 경영난으로  현대·기아차는 현지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반사이익을 누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GM 등 경쟁사들의 경쟁력 회복이 빨라지면서,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012년 7.3%에서 작년에는 7.1%로 내려갔다.

    안팎으로 불리해진 현대·기아차에 경쟁업체의 이번 대규모 리콜 사태는 여러모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을 낳는다. 올해 상반기에 투입되는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를 무기로 약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뒤따르고 있다.

    다만 한국지엠은 모기업이 난처한 입장이어서 이번 사태에 대해 우려가 크다. 내수에서 안정적인 신장세를 유지지중인 쉐보레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 손상으로 판매에 악영향을 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리콜 대상이 된 차량은 미국산이어서 국내에서 만든 제품과 큰 상관이 없고, 인기몰이중인 말리부 모델은 독일엔진과 일본산 변속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유럽 수출량 감소도 GM의 현지 철수전략에 따른 것이지 리콜과는 연관성이 없다는 게 한국지엠의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