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이어 삼성에버랜드 내년 1분기 상장
삼남매 승계 구도·계열분리 여부 관심 집중


[사진설명=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삼남매 '이재용·이부진·이서현' 삼성 제공]




  • 삼성SDS에 이어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삼성 에버랜드가 올해 연말이나 내년 1분기 상장을 결정해 경영권 승계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삼성에버랜드는 3일 이사회를 열고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패션·서비스 등 5대 사업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윤주화 사장은 "삼성에버랜드는 각 부문의 사업경쟁력을 극대화하고,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기술, 인력, 경영인프라를 적극 확보할 예정"이라며 "글로벌 패션·서비스기업으로 성장해나가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에버랜드 최대 주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3세 승계 작업이 가시화될 예정이다.

    삼성에버랜드 지분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3.72%를 갖고 있고,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이 25.1%,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차녀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이 각각 8.37%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상장 차익은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지분 매입과 상속세 재원 등으로 사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의 삼 남매는 연내 상장을 앞둔 삼성SDS 지분도 나눠갖고 있다. 이 부회장이 11.3%, 나머지 두 명은 3.9%씩이다.

    재계에서는 상장으로 양사의 자산가치가 높아지면서 세 자녀의 보유 지분 평가액도 크게 늘어날 것을 보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핵심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은 현재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으로 이뤄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순환출자 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다.

    일각에서는 삼성그룹이 원활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에버랜드와 삼성SDS를 삼성전자 등과 합병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3세들간의 영역을 구분짓는 승계 구도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전자·금융을 비롯한 핵심 계열사들을, 이부진 사장은 유통·레저·서비스 계열사를, 이서현 사장은 패션·미디어 계열사를 맡을 것이라고 예측해 왔다.

    여기에는 적정 시점에 이들 삼 남매가 각자가 맡은 주력 사업을 중심으로 '계열분리'가 이뤄질 것이란 전제가 깔려 있으며, 분리 시점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현재 삼 남매의 역할 분담으로 볼 때 계열분리를 전제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이는 경영권 승계 후에도 후계자로 낙점된 이 부회장을 주축으로 현재의 그룹 체제가 당분간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