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 총 자산 늘려 "금융지주회사 전환 확률 적어
현 지배구조 유지 '에버랜드와 삼성SDS 경쟁력 강화 우선"


삼성에버랜드가 상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전망이 흘러나왔지만 지주회사 전환이 현실적 대안이 못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2일 삼성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지주회사 전환은 법적인 문제와 더불어 지분인수 등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등 굳이 지주회사로 전환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간 지주사 체제로 바뀔 것이라 입을 모았던 증권사들도 삼성의 지주회사 전환 관측이 당장은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지주사 전환 가능성이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가 될 것이란 전제가 깔려있었기 때문인 것.

실제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최대주주고, 전체 자산 중 보유한 금융회사의 투자자산 비중이 50%가 넘으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 에버랜드의 자산 약 8조3300억 중 삼성생명의 투자자산은 약 4조원으로 전체 자산의 50%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한 내년 1분기 에버랜드가 상장 후 자사주 매각을 통해 마련한 돈으로 M&A 등 사업 확장을 통해 전체 자산을 늘리면 금융지주회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은 더 희박해진다.

더욱이 삼성에버랜드는 용인에 위치한 테마파크에 호텔과 아쿠아리움 등을 추가로 건설한다는 계획으로 최근 인수한 레이크사이드 골프장과 기존 놀이공원과 워터파크, 호암미술관 등을 포함하는 종합 레저타운으로 바뀌게 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삼성에버랜드의 전체 자산 가치는 더욱 늘어날 상황이다.

계획대로 될 경우 삼성에버랜드가 보유한 건물과 땅의 가치는 약 7조원 이상이 되며, 에버랜드가 굳이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삼성생며의 지분을 더 사들일 이유도 없고, 지분을 살 돈도 마련하기 쉽지 않아 금융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여기에 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의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도 에버랜드의 금융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어려운 이유다.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띄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 25.1%를 보유하고있어 최대주주이며, 두 딸 이부진, 이서현 사장이 각각 8.37%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이건희 회장이 최대주주로 주식 20.76%를 보유하고 있고, 에버랜드가 지분 19.34%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삼성그룹의 경영 승계는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의 지분 전체를 상속받는 게 핵심이기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 지분 전체를 상속받으면 에버랜드는 2대주주로 변동이 없게된다.
상속으로 인한 세금은 삼성생명 지분이나 현금으로 50%를 내면 되는데, 장남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삼성SDS의 상장으로 약 2조원에 달하는 재원을 마련할 수 있어 이 회장의 삼성생명의 지분을 물려받는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최근 삼성그룹은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고 현재의 지배구조를 유지하면서 향후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의 기업가치를 더 높이는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기업가치가 높아져야 삼성그룹 3세들의 지분가치가 늘고, 상속세와 계열사 지분인수 등의 자금 확보에도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그룹의 지분가치는 총 12조원으로 삼성가의 3세들은 약 6조원의 상속세를 마련해야한다.

오는 11월 상장 예정인 삼성SDS의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이재용 부회장 등 오너가는 자금 확보에 더욱 여유가 생기게 된다.

결국 삼성SDS와 에버랜드 상장에 따른 지주회사 전환과 별개로 진행되던 그룹 계열사들의 사업부문 조정과 분할·합병, 그에 따른 지배력 강화에 더 초점을 맞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