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 보고서, "애플 2위, LG전자 10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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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세계 소비재 기업 가운데 매출액 규모 면에서 미국의 애플과 일본 파나소닉 등을 제치고 영예의 1위를 차지했다.12일 세계적인 회계·컨설팅 기업인 딜로이트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회계자료 기준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1,790억달러(181조9,000억원)로 세계 소비재 기업 250개 가운데 가장 많았다.딜로이트는 2008년부터 전 세계 소비재 기업들의 회계자료를 분석해 매출액 순위를 발표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 자리에 올랐다.실제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세계 100개 업체 가운데 8위를 차지한 상태로 지난 10년간 무려 270%에 가까운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적인 브랜드 컨설팅 그룹인 인터브랜드는 매년 글로벌 100대 브랜드를 대상으로 가치를 평가 발표하는 보고서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로 유명하다.인터브랜드의 브랜드 가치 평가는 브랜드가 미래에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의 현재 가치를 화폐 단위로 나타내는 지표를 뜻한다.크게 제품이나 서비스의 매출을 밝혀내는 '재무 예측', 브랜드에 의해 발생한 무형 이익 비율을 토대로한 '브랜드의 역할 지수 계산', 브랜드의 특정 위험성을 측정하는 '브랜드 강도 평가' 3가지 핵심 요소로 구성돼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삼성은 지난해 396억달러(약 42조6000억원)의 브랜드 가치를 기록했으며, 10년 109억달러(약 11조7120억원)와 비교해 265%라는 놀랄만한 증가율을 기록한 바 있다. 재작년 329억달러에 비해 20.4% 상승, 세계 100대 브랜드의 평균 브랜드 가치 증가율 8%는 물론 테크놀로지 기업 평균 증가율 15%를 크게 상회했다.따라서 애플이 브랜드 가치 1위, 구글 2위, 코카콜라 3위, IBM 4위 등의 순서를 짚어볼 때 삼성이 아시아 국가 브랜드 가운데서 일본, 중국을 제치고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데다, 이번 매출액 규모면에서의 전세계 1위 수성 결과는 의미가 남다르다는 게 업계 평가다.삼성의 매출규모 1위의 상승배경에는 이건희 회장의 '브랜드 가치 중시'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이건희 회장은 외환위기 이전인 1996년 5월 "현재 C급인 삼성의 이미지를 A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이전까지만 해도 삼성은 제품을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고 싼 가격에 물건을 진열해 놓는 수준에 불과한 기업이었다. 브랜드 가치는 개별 상품의 판매광고가 마케팅의 전부였고 그것도 지역별로 천차 만별 상황이었다.이건희 회장은 삼성을 키우는 전략을 올림픽에서 떠올렸다. 삼성의 위상과 올림픽의 이미지가 맞아 떨어진다면 그룹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찬스라고 강조한 것.
이 회장의 생각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대성공을 이룬다. 하지만 그 기반은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마련됐으며, 1996년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이 된 이 회장은 나가노 올림픽부터 무선기기분야의 공식스폰서로 경쟁사를 제치고 삼성전자를 끼워넣는 데 성공하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이번 결과에 대해 산업자원부 산하 산업정책연구원 하수경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현재 승승장구 하는 비결은 정부가 브랜드 가치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기도 전부터 브랜드 가치에 역량을 집중시켰기 때문"이라며, "당시 품질 중심의 가치가 디자인 브랜드 가치로 변화하는데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고 말했다.업계는 삼성전자가 2000년대 후반부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TV 등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이는 데 사활을 걸었던 점도 주요했다고 평가했다.삼성전자는 '갤럭시S'와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물론 패션 웨어러블 기기 '갤럭시 기어'까지 선보이며 새로운 시장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또 세계 최초 곡면 UHD TV를 비롯한 신제품을 잇따라 내놔 TV 부문에서는 8년째 세계 1위를 차지하는 상황으로 프리미엄 생활가전 제품도 지속적으로 출시해 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한편 애플은 매출액 1,565억달러(159조8,000억원)로 2위를 차지했으며, 스위스 식품 회사인 네슬레(984억달러·100조원), 파나소닉(884억달러·89조8,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상위 10위권에는 P&G(미국), 소니(일본), 유니레버(영국·네덜란드), 펩시(미국), 코카콜라(미국)가 이름을 올렸으며, 국내 기업 LG전자는 454억달러(46조1,000억원)로 10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