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열사 소유 지분 삼성생명에 집중
출자 구조 단순화 작업 일환 해석 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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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화재가 삼성생명에 자사주를 매각한 동시에 삼성생명 보유의 삼성물산 주식을 취득했다.
     
    재계는 삼성의 금융부문 지배구조에 대한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증권가는 자회사 요건 충족을 위한 삼성화재의 추가적 자사주 매입의 적기로 내다보고 있다.
     
     
    ◆ 금융부문 출자 구조 단순화 작업 일환

     

    지난 13일 삼성화재는 자사주 189만4993주(4936억원, 지분율 4.0%)를 삼성생명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화재 지분율은 기존 10.98%에서 14.98%로 확대됐다. 삼성화재 보유의 자사주 비율은 기존 13.47%에서 9.47%로 축소됐다.

     

    같은 날 삼성화재는 삼성생명 보유의 삼성물산 보통주 747만6102주(5353억원)와 우선주 1165주(5200만원) 전량을 취득했다. 자산운용 효율성 제고를 위한 취지였다는 게 삼성 측 입장이다.  

     

    반면 삼성그룹 내 금융부문의 출자 구조 단순화 작업의 일환이라는 시각도 크다. 최근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 소유 지분이 삼성생명으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4월, 삼성카드 보유의 삼성화재 지분 전량(0.63%)을 매입했다. 5월에는 삼성증권, 삼성중공업, 삼성화재로부터 삼성자산운용 지분을 100% 사들였다. 작년 12월에는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보유의 삼성카드 지분 6.29%를 인수하기도 했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흩어져있던 금융계열사 소유 지분이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모이고 있다"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관련 운신 폭을 넓히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윤제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부문 지분구조 단순화가 예상된다"며 "삼성생명은 지주회사 전환 시 자회사 행위요건 충족을 위해 삼성화재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의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금융지주 전환이 진행될 경우 삼성화재의 자사주 지분 9.47%가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자회사요건인 30%를 충족하려면 삼성화재는 자사주 5.54% 추가 매입이 단행돼야 한다. 

     

    윤 연구원은 "삼성생명 소유의 삼성화재 지분 14.98% 및 자사주 지분 9.47%를 고려할 때 삼성화재의 자사주 매입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화재의 자사주 매입이 추가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삼성화재 소액주주에게도 주주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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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험업법 방어 목적

     

    이번 지분 거래가 보험업법 개정안 추진에 대한 삼성그룹의 방어책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개정안은 보험사 보유의 유가증권 가치(총자산의 3%)를 기존 취득원가에서 시가평가로 변경하는 골자다.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 삼성화재은 계열사 가치 3%를 초과하게 된다.

     

    삼성생명의 경우 총 자산의 8%인 약 16조원의 계열사 주식을 보유했으나 최근 삼성물산 지분을 매각하는 등 계열사 주식 비중을 줄였다. 

     

    반면 삼성화재는 삼성물산 지분인수를 통해 총 자산을 늘렸다.

     

    이에 대해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이 보유 지분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지분이 적은 계열사에게 분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삼성생명이 삼성화재 자사주 매입으로 지분율 14.98%을 맞춘 것 역시 보험업법에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현행법상 지분율 15%를 초과할 경우 자회사로 간주돼 금융위의 승인이 필요하다.

     

    ◇ 삼성물산 지분 매각 … 삼성에버랜드, 삼성물산 간 합병 초석 가능성

     

    삼성생명이 이번에 삼성화재에 매각한 삼성물산 지분이 궁극적으로는 삼성에버랜드 혹은 이재용 부회장 일가에게 매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화재는 단순히 상호출자발생 및 신규순환출자를 의식한 삼성물산 지분의 '피난처'라는 분석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전자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는 방안 중 하나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의 합병"이라고 봤다. 에버랜드가 삼성물산과 합병할 경우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4.1%를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다.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이 합병할 경우 삼성생명과 합병사 법인 사이에는 상호출자가 발생한다.

     

    에버랜드가 삼성생명 지분을 19.34%, 삼성생명이 삼성물산 지분 4.79%를 보유했기 때문이다. 신규 상호출자는 6개월 내 처분해야한다.

     

    따라서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간 지분 이동은 △합병 이전 상호 출자 이슈 방지 △중간금융지주 전환 시 필요한 삼성화재 자사주 매입 등에 목적을 두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또 삼성생명이 삼성물산 지분 4.79%를 삼성전자 등 제조업 계열사에 매각하지 않은 점 등은 에버랜드와 삼성물산 간 합병설에 무게를 실었다. 

     

    윤 연구원은 "삼성물산 지분을 삼성전자가 매입한다면 상호출자가, 제조업 계열사가 매입한다면 신규 순환출자가 발생해 결국 지분을 매각해야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