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이어 해수부, 국제NGO와 MOU 체결그린피스 "고무적…아프리카등 연안국과도 협력해야"
  • ▲ 해양수산부와 국제 NGO인 환경정의재단이 17일 불법어업 근절을 위해 공동노력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해양수산부
    ▲ 해양수산부와 국제 NGO인 환경정의재단이 17일 불법어업 근절을 위해 공동노력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해양수산부

     

    정부가 불법 어업국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외교부가 칼자루를 쥔 유럽연합(EU)을 상대로 지원사격에 나선 가운데 해양수산부가 환경부문 비영리단체와 불법어업(IUU·Illegal, Unreported, Unregulated) 근절을 위해 손을 맞잡는 등 EU 집행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해수부는 17일 서울에서 국제사회 비영리환경단체인 환경정의재단(EJF)과 양자협의를 열고 IUU 근절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EJF는 영국에 본사를 두고 유럽과 서부 아프리카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환경단체로, 특히 IUU 근절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이번에 체결한 양해각서는 서부 아프리카 수역 내 한국 어선에 대한 감시·통제 강화를 비롯해 한국과 EJF 간 정보 공유, IUU 근절을 위한 상호 노력 지원 및 홍보 협력 등이다.


    해수부는 4월부터 EJF와 프랑스, 벨기에, 시에라리온에서 3차례 회의하며 IUU 근절과 관련해 의견을 나눠왔다.


    최완현 해수부 국제원양정책관은 "EJF는 서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생하는 우리 원양어선의 불법조업을 효과적으로 감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외교부는 우리나라의 IUU 근절 의지를 소개하며 EU 측에 불법 어업국 지정 문제에 관한 원만한 해결을 요청했다.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은 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로리 에번스 EU 해양수산총국장을 만나 "한국 정부의 불법 어업 근절 의지가 어느 때보다도 확고하며 앞으로도 필요한 제도개선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차관은 데이비드 오설리번 EU 대외관계청 사무차관을 면담한 자리에서도 불법 어업국 지정 문제에 대한 EU 외교 당국의 협조를 거듭 당부했다.


    이에 대해 에번스 총국장은 한-EU 수산 당국 간 진정성 있는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한국이 IUU 근절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 ▲ 해양수산부와 국제 NGO인 환경정의재단이 17일 불법어업 근절을 위해 공동노력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해양수산부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도 정부와 EJF의 MOU 체결에 일단 긍정적인 반응이다.


    박지현 해양캠페이너는 "EJF는 역사가 깊지는 않지만, 아프리카 쪽에서 수산자원 남획 등 IUU 감시활동을 활발히 하는 단체"라며 "정부가 조업감시센터(FMC) 가동에 들어갔지만, 원양어선을 100%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현지 NGO와 협력하는 것은 고무적이다"고 평가했다.


    EJF는 외국의 원양어선이 연안에서 조업할 때 배를 띄워 쫓아다니면서 불법어업 증거를 수집하는 등 맨투맨식 근접 감시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MOU 체결에는 해수부 못지 않게 EJF에서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캠페이너는 일각에서 이번 MOU가 전시행정으로 그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데 대해 "MOU가 강제성은 없지만, 노력하기 나름 아니겠느냐"며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IUU 지정이 이슈화된 상태라 정부도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캠페이너는 "해수부가 이번 노력에 그치지 않고 가능한 노력을 총동원해야 한다"며 "국제수산기구 등 국제기구와 함께 특히 아프리카 연안국들과의 협력을 모색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IUU 감시·관리에 대한 실질적인 노력을 배가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그동안 정부가 연안국을 자원보유국으로 인식해 이익을 먼저 생각해왔다면 앞으로는 파트너로서 협력하고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쪽으로 시각을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