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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이 담당하는 진도해상관제센터(VTS)가 세월호 참사 이전에도 세월호에 대한 관제 의무를 소홀히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정진후 정의당 세월호침몰사고대책위원장이 해양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침몰사고 당일을 제외하고 세월호가 4월에 인천과 제주를 4차례 왕복 운행하며 맹골수도를 항상 지나왔지만, 진도VTS는 9일 하루는 아예 관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도VTS는 규정상 관제구역의 내항 어선을 제외한 총 300톤 이상 모든 선박에 대해 관제보고를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4월9일 오전 5시께와 오후 9시께 맹골수도를 지났던 세월호는 어떤 보고도 하지 않았고 진도VTS도 교신하지 않았다.
세월호는 평소 매주 수, 금요일 새벽과 밤 2차례에 걸쳐 맹골수도를 지났다.
따라서 진도VTS에서 수요일이던 9일 세월호 보고가 없는 것에 의문을 품고 확인에 나섰을 법도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관제 보고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보고내용도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선박과 VTS 간 의무 보고사항은 선명과 호출부호, 항행계획, 목적지, 적재화물, 기타사항 등 5가지다.
그러나 4월에 세월호와 진도VTS 간 교신이 이뤄졌던 2일과 4일, 11일 교신 내용을 보면 이들 5가지 보고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진도VTS가 세월호와 교차하는 선박의 방향이나 기상 상태 등을 점검했을 뿐 추가로 보고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것이다.
정 의원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4월16일이 아니라 9일에 발생했다 하더라도 진도VTS에서는 어떤 보고와 관제도 없어 똑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것 아니겠느냐"며 "평소 의무규정을 지키지 않은 안전불감증이 세월호 사고를 키운 장본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