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페이스샵 작년 세일행사 130일…미샤보다 2배 많아 "중소업체 손실 감수해가며 ‘세일’해도 대기업엔 역부족" 하소연


중저가 로드숍 화장품의 원조 ‘미샤’를 필두로 너도나도 중저가 로드숍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며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네이처리퍼블릭, 스킨푸드, 토니모리, 더샘, 잇츠스킨 등 이미 시장은 포화상태다.

특히 대기업마저 중저가 화장품시장에 뛰어들며, 쏟아져 나오는 미투 제품과 시도 때도 없는 할인행사로 상표 간 차별화는 점점 힘들어졌다.
 
대기업 등에 업은 더페이스샵 급성장
 
포화상태에 다다른 중저가 로드숍이 마케팅 경쟁의 일환으로 세일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세일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지만, 세일이 아니면 소비를 꺼리는 양상까지 나타나며 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의 세일을 이어가고 있다.

이 와중에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이 급성장하며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를 제치고 업계 1위에 올라섰다.
더페이스샵은 지난해 5,23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원브랜드숍 기업으론 사상 최초로 5,000억 원 매출 돌파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2012년 매출과 비교했을 때 성장률이 28.6%에 달해 ‘급성장’으로 봐도 무방하다.

미샤는 2007년 이후 빼앗긴 1위 자리를 2011년에서야 되찾았지만, 3년 만에 두 계단 하락한 성적을 보이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화장품 브랜드숍 간의 경쟁 심화와 매장 확대에 따른 임차료 및 인건비 등 고정비 증가, 그리고 광고·판촉 등 마케팅 비용이 증가된 것이 실적 부진의 요인으로 파악된다"며 "지난 1·4분기 대비 100개 매장이 개장한 만큼 고정비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중소업체 손실 감수해가며 ‘세일’해도 역부족

미샤가 매년 7월과 12월에 진행하는 ‘빅세일’ 이벤트가 약발을 다했다는 평가도 들린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할인 프로모션으로 인해 미샤의 빅세일이 큰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업계에서는 더페이스샵의 가파른 성장에 대해 타기업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할인 일수’가 아니겠냐는 평도 이어지고 있다.

LG생활건강이라는 막강한 자본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중저가 로드숍 화장품 시장의 ‘할인’ 프로모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더페이스샵이 지난해 진행한 전품목 세일 행사일수는 130일 정도로 미샤의 2배가량이다. 자체적으로도 2012년보다 3배 가까이 늘린 수다.

대기업의 적극적인 덩치 키우기에 미샤를 비롯한 중소 화장품 업체들은 손실을 감수해가며 세일 프로모션을 감행하고 있다. 브랜드숍 업계가 사실상 '연중 할인'에 돌입한 상황에서 세일 없인 고객 발길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그마저도 실적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미샤는 올 1분기 영업손실 3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고 '노세일 정책'의 스킨푸드는 5년째 매출 정체를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저가 화장품 시장에 뛰어든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들의 공세에 미샤와 네이처리퍼블릭 등 중소 화장품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다"면서 "해외사업과 면세사업에서 매출을 이끌어내고 있는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과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 등 대기업 브랜드를 제외하곤 로드숍 브랜드 시장은 계속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