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국내 모든 원전 안전설비 업그레이드…철저한 안전대책 시행
  • ▲ 고리원전1호기 ⓒ한수원
    ▲ 고리원전1호기 ⓒ한수원

국가적 대참사인 세월호 사건과 6.4 지방선거 등을 계기로 이른바 '노후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건설한지 오래돼 노후화된 원전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일부 주장의 핵심이다. 초점은 부산시 기장에 있는 고리원전 1호기와 경북 경주에 있는 월성원전 1호기다. 

고리 1호기는 지난 2007년에 설계수명이 만료돼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수명연장 승인을 받아 오는 2017년까지 추가로 10년을 더 가동하게 됐다. 또한 월성 1호기는 2012년 11월에 설계수명이 만료돼 가동 중단됐으며,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원안위에 10년간 수명연장을 신청한 상태다. 

한수원은 노후원전이라고 규정지을 기준이 없는데다 노후원전으로 지목되고 있는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는 단순히 건설한 지 30년이 넘었을 뿐, 핵심 안전설비들을 모두 교체해 그 어느 원전보다도 젊은 원전이라는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노후 원전의 폐쇄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는 둘 다 30년의 설계수명을 넘겨 37년째 사용하고 있거나, 30년을 이미 사용한 원전으로 그동안 고장이 잦았다고 말한다. 특히 고리 1호기가 위치한 지역은 현재 6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고, 2기가 건설 중인 원전 밀집지역으로 만의 하나 사고가 발생하면 엄청난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한 원전의 경우 인간이 만든 다른 어떤 기기, 기계보다도 안전성이 더욱 높음에도 불구하고 방사능에 대해 느끼는 공포는 거의 원초적이다. 그래서 원전사고의 확률이 '제로'가 아닌 이상 이 공포를 자극하는 주장을 완전히 배척하는 것은 불가능인것 처럼 보인다. 

◇ 고리 1호기는 안전성 검증 거친 뒤 계속운전

한수원은 지난 2007년 고리1호기에 대해 10년간의 계속운전을 승인받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설비를 교체하는 등 안전성을 대폭 강화했다. 

저압터빈과 증기발생기, 주 발전기 교체 및 피동촉매형 수소제거기 신규 설치 등 주요 설비에 대한 개선을 지속적으로 실행해왔다. 또한 미국의 운영허가갱신제도 규정 뿐 아니라 영국, 캐나다 등이 적용하고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기준도 적용, 안전성평가를 수행한 바 있고 정부 심사와 IAEA(국제원자력기구) 검증을 거쳐 계속운전을 승인받았다.
  
노후 원전이라 고장정지가 잦다고 하지만 전체 고장정지 가운데 대부분은 원전 운영기술력이 부족한 가동 초기에 발생했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다른 어떤 원전보다도 더 안정적인 가동상태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고리 1호기의 경우 1978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총 130건의 고장이 발생했지만 이중 79건(61%)은 원전 운영기술력이 부족한 초기 10년간 발생한 것이며, 수명이 연장된 2007년 12월 이후에는 단 5건의 고장만 발생해 이 기간중 국내 전체 원전 고장건수 80건의 6%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그럼에도 설계수명이 지났다는 이유로 고리1호기를 폐쇄하라는 일부 주장은 설계수명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게 한수원의 설명이다. 

◇ 원전 수명은 국가별로 다 달라 - 미국은 최대 60년, 일본은 10년씩 연장

설계수명이라는 것은 최초로 원전이 지어진 미국에서 만든 용어로, 투자비 회수기간을 고려한 개념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운영기간이 40년 넘은 원전이 많고, 최대 60년까지 계속 운전하도록 승인된 원전이 현재 70기를 넘고 있다.

즉 설계수명은 원전 설계시 경제성 등을 고려해 설정한 '최초운영허가기간'의 의미로, 원전의 안전성과 성능기준을 만족하면서 운전 가능한 최소한의 기간을 말하는 것이다.
 
이를 사람의 수명에 빗대어 수명이 끝났으니 폐로해야 한다거나 계속운전을 두고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겨우 생명을 이어간다는 식으로 폐쇄를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며, 과학적 오류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원전의 운영허가 기간에 대해서는 국가별로 기준도 다르고 이해관계에 따라 견해차가 워낙 크다. 프랑스는 10년마다 운영허가를 갱신한다. 미국은 1954년 최초 운영허가 기간을 40년으로 정했으며, 현재 운영허가 기간을 60년까지 연장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10년씩 연장하고 있다.

  • ▲ 월성원전1호기 ⓒ한수원
    ▲ 월성원전1호기 ⓒ한수원


  • ◇ 고리1, 월성 1호기 낡은 원전 아니다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가 낡은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에서 운영되고 있는 원전 435기의 평균 가동연수는 28년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가운데 104기를 운전 중인 미국 원전의 가동연수는 34년이다. 캐나다 원전의 평균 가동연수는 30년, 프랑스 29년, 러시아는 30년이고 우리나라는 전체 원전 23기의 평균 가동연수가 18년이다. 우리나라 원전이 노후 원전이라고 말하는 원전 폐쇄론자들의 주장은 사실과 차이가 있다.
     
    또한 2014년 3월 말을 기준으로 전 세계 가동 원전 가운데 150기(34.5%)가 계속운전 승인을 받았으며, 이중 30년 이상 운전중인 것이 194기(44.6%), 40년 이상 운전중인 원전도 48기(11%)에 이르고 있다.

    ◇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교훈삼아 더욱 안전하게

    한수원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고리1호기를 포함해 국내 모든 원전에 안전설비를 더욱 업그레이드하는 등 철저한 안전대책을 시행해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해일로부터 원전을 보호하기 위해 고리원자력발전소에 설치한 거대한 해안방벽이다. 이와 더불어 방벽 남쪽에 설치된 대형 차수문(遮水門)은 해일경보가 울림과 동시에 굳게 닫히면서 바닷물이 원전으로 흘러드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거센 해일에도 원전만큼은 외부로부터 완벽히 독립되는 안전지대가 되도록 했다.

    만에 하나 이런 설비에도 불구하고 비상디젤발전기가 침수됐을 경우에 대비해 최대 200시간 연속 전원 공급이 가능한 3,200kW급 이동형 비상발전차를 모든 원전에 배치했다. 이 발전기는 차량에 장착돼 평소 침수 예방을 위해 부지가 높은 곳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만일의 사태가 벌어지면 비상 출동해 원전에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최악의 경우 원전연료가 손상돼 대규모의 수소가 발생하더라도 일본원전과 같은 수소폭발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기 없이도 작동하는 수소제거설비를 모든 원전에 설치하고 있다. 

    한수원은 이밖에도 예상을 넘는 자연재해, 침수·전력차단 등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중대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56가지의 후쿠시마 후속조치에 따른 안전성 증진 대책들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