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기술사회는 지난 5일 국회 앞에서 '국민안전 위협하는 건설기술진흥법(건진법) 규탄 및 기술사법 선진화 촉구 궐기대회'를 개최했다고 7일 밝혔다.
최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시점에 국토교통부는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개정을 통해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할 건설기술자 인정 기준을 완화했다. 특히 '기술사'와 같은 엔지니어만 특급기술자로 진입할 수 있던 것을 자격, 학력, 경력을 역량지수로 점수화했다. 이는 일정 점수만 충족되면 누구나 특급기술자로 진입이 가능하도록 변경한 것이다.
기술사회는 이같은 건설기술자의 인정기준을 완화함으로써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할 기술자격이 무력화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4만여 기술사들이 건설기술진흥법을 규탄하며, 기술사법의 선진화를 촉구하는 궐기대회를 열였다.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부처에 대한 감사청구, 탄원서 제출, 국회설명 등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나선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국가는 기술사와 같은 전문인력을 말살하는 역행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며 "현장에서 일해온 국가기술자격자들을 위해서 국가는 이번 법안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안전 위협하는 건설기술진흥법 규탄 및 기술사법 선진화 촉구 궐기대회 제안문>
먼저 국가적 재난이 된 세월호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빌며, 가족분들의 슬픔과 고통에 깊은 위로의 뜻을 전합니다. 우리 기술사들은 국민과 함께 이 아픔을 잊지 않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님께서는 2014년 2월 26일 제50주년 기술사의 날 기념행사에서 영상메시지를 통해 기술사들에게 "지난 50년간 우리나라 기술발전과 경제성장의 중추적인 역할"을 치하해 주셨습니다. "기술을 활용해 지식과 산업을 융합하고, 현장과 실험실을 연결해 신산업을 창출하면서 역동적인 혁신경제 실현에 앞장서 주실 것"을 당부 하시면서, "정부도 여러분이 자부심을 가지고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4만4천여 기술사 들은 84종목으로 구성된 과학기술에 관한 전문적 응용능력을 필요로하는 기술분야의 최고 전문가로서 산업기술을 선도하며 주어진 임무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산업현장 최일선에서 열정 하나로 땀 흘리며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술사의 전문적인 기술재능을 사회에 공헌하기 위하여 "국민안전지킴이 기술사 봉사단"을 조직하여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또한, FTA를 통한 국가 간 기술사 자격(Professional Engineer) 상호인정을 추진하여 우리나라 기술인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국토교통부는 건설기술진흥법령(2014.5.23. 시행)에 따라 폐지되었던 인정기술자제도를 재도입 시행하고 있기에 우리 기술사들은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어 제도변화의 불합리한 사항을 국토교통부, 청와대, 국무조정실 등에 강력하게 항의하기도 하였습니다.
국가기술자격법을 관장하고 있는 고용노동부도 자격제도의 등급체계를 근본적으로 흔드는 제도가 도입되어 운영되는데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습니다.
20여년전에도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여, 당시 대통령의 지시로 2006년 폐지되었던 제도입니다. 이를 다시 부활하는 것은 그 내막을 알 수 없는 힘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의 '자부심을 가지고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라는 격려의 말씀은 반칙적인 법 앞에서 허공의 메아리로만 남아있습니다.
이제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공공적 성격의 사업의 설계, 감리, 시공 등에 관한 건설기술 분야의 적폐를 찾아내서 바로잡아야 할 때입니다.
지난 5월23일 시행된 '건설기술진흥법'은 국민의 안전을 저해하는 건설기술자 인정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반드시 철폐되어야 합니다.
21세기는 지식기반사회로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과학기술의 확보와 전문지식과 실무경험을 보유한 기술자의 육성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전문지식과 실무경험을 보유한 전문기술인 육성제도인 기술사제도는 양성과 활용에 관한 체계적인 관리가 미흡하고, 인정기술사(학·경력기술자)제도로 인하여 비전문 기술자격자가 양산되고 있는 등 국가 전문자격제도의 실효성이 저해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이공계분야 전문기술자격인 기술사제도를 하나의 법령으로 일원화 하는 '기술사법'을 선진화하는 전면개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기술사 배출기능을 일원화하고, 기술사제도와 공학교육인증제도를 연계하여 우수 이공계인력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13개 부처로 분산되어 있는 기술사 주무부처를 1개의 총괄부처로 지정하여 체게적으로 육성하여야 하며,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공공적 성격의 사업은 실무경험과 능력을 갖춘 기술사자격을 보유한 우수한 엔지니어가 설계, 시공, 감리 등을 할 수 있는 국가 엔지니어링수행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에 모든 기술사 여러분들의 간절한 뜻을 모아 국회 및 각 정당, 청와대, 국민권익위원회, 국무조정실, 관계부처 등에 제출코자하오니 참여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요구사항 >
1. 실무경험과 공학적 전문지식을 요구하는 건설공사의 설계, 시공, 품질관리, 사업관리(감리) 책임기술자를 기술사, 학경력기술자, 기능사 중 어떤 사람에게 맡겨야 국민이 안전할지 국민 여러분들께서 직접 판단해 주십시오.
2. 국토교통부는 국가기술자격제도를 무력화 시키는 건설기술진흥법령에서 규정한 '건설기술자 인정범위'를 철폐해 주십시오.
3. 국가기술자격법을 관장하는 고용노동부는 방관만 하지 말고 국가기술자격제도를 책임있게 제대로 운영해 주십시오.
4. 국회는 기술사법을 국제기준에 맞게 전면 개정해 주십시오.2014년 7월 1일 <한국기술사회 회장 엄익준 외 회원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