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사업 '굳건한 1위'
소비자 가전 탄탄대로



삼성전자가 2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을 밑돈 어닝쇼크에 맞딱드리자, 사업 비중을 넓히고 여러 분야에 혁신을 일으키려는 발빠른 움직임이 감돌고 있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무선사업부문의 이익이 악화되며 전체 이익 규모는 줄어들었지만 반도체 가전 부문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2분기 영업이익은 당초 8조원 대를 유지할 것이라는 증권가 예상치조차 크게 밑도는 수준을 기록, 타격이 큰 까닭은 중저가 스마트폰 및 재고 축소를 위한 마케팅 비용 지출 탓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재고 관리에 실패하자 IM 부문의 이익이 예상보다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이나 소비자가전을 담당하는 CE부문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3분기를 대비해 무선사업부문 뿐만 아니라 반도체 CE부문에 큰 공을 들일 예정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금융업계에서도 3분기 이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대한 마케팅이 정상화되고 반도체 부문의 업황이 개선된다면 원래의 실적을 되돌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따라서 삼성전자 측은 3분기에는 2분기 실적 부진의 주 원인인 스마트폰의 급격환 시장변화 감지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또 2분기 스마트폰 시장이 보급형 위주로 바뀌면서 삼성전자가 주력했던 프리미엄 제품의 재고가 늘었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급증해 이를 정상화 시키기 위한 노력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중국은 비수기 영향과 4G LTE확산을 앞둬 3G 수요의 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며, 유럽은 수요 약세가 지속돼 유통 채널의 재고 부담이 상대적으로 가중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하반기에는 재고 감소를 위한 추가적인 마케팅 비용 발생이 없을 예정으로 신제품 출시에 따른 판매 증가로 실적 개선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 대한 기대치도 남다르다. 삼성전자 DS 부문은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비교적 성적이 우수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부문은 지난 1분기 1조9490억원, 전년 동기 대비 (1조7590억원) 선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부문 2분기 매출액은 9조6000억원대로 전년 8조6790억원 대비 탄탄대로를 달리는 상황이다. 특히 반도체 부문 이익의 대부분은 메모리 반도체가 거둔 결실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올 2분기 실적에서 가전(CE) 부문 역시 선방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CE부문은 올 2분기 성적이 전분기 대비 2배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TV와 생활가전 사업이 호황을 이뤘으며 금융가에서는 2분기 CE부문 잠정 영업이익을 3500억~4000억원대로 내다봤다. 전분기 CE부문의 영업이익 1900억원대와 비교하면 2배 이상의 성적을 거둔 것.

삼성전자 측은 CE부문의 호조세 배경에는 브라질 월드컵 특수가 효자노릇을 했다고 전했다. 

더 선명하고 큰 화면으로 축구 경기를 보고 싶어하는 수요가 늘어나자 대형 TV 판매 반응이 남달랐던 것. 특히 풀HD 보다 4배 이상의 고화질을 자랑하는 울트라HD(UHD) TV 판매가 늘면서 평균판매단가(ASP)가 증가했다. 

생활가전 사업도 냉장고와 에어컨 사업 호조로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됐다. 

냉장고는 프리미엄 제품이 소비자 니즈를 만족시켰으며 최대 700만원대를 기록하는 고급 냉장고가 국내에서만 시판 100일만에 5000대가 넘게 팔리기도 했다. 

지난해 출시돼 월 1만대씩 팔렸던 국내 최초의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 ‘지펠 T9000’에도 탄산수 디스펜서를 탑재해 내놓는 등 계절 특수를 타면서 프리미엄 시장의 인기몰이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분기를 기점으로 스마트폰 쏠림현상을 개선할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B2B 진출, 스마트홈 시장 선점, 웨어러블 기기 등을 꼽고 있다. 

우선 소비자와 직접 거래를 위주로 하던 방향을 수정해 기업 간의 거래(B2B)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B2B 센터를 준사업부 형태로 운영하며 빅데이터 센터와 솔루션 사업 강화조직을 신설한 바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프랑스 고속열차 발권시스템, 리투아니아 경찰청 모바일 전환 등 유럽시장에서 거둔 수주성과도 B2B에 적극 나섰던 결과다.

스마트홈 시장도 새 성장 전략 중 하나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오븐, 로봇청소기 등 각종 가전기기와 조명을 비롯한 생활제품을 출시해 꾸준히 시장 선점에 앞장선다는 전략이다.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대한 시장 선점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기어’를 출시하며 웨어러블 시장에 진입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기어 핏’과 ‘기어2 네오’ 등 다양한 성능을 갖춘 웨어러블 기기를 출시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시장조사 업체 NPD그룹은 11일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미국시장에서 판매된 스마트 워치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78%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외신들은 올 2분기 삼성 실적 관련 ‘갤럭시 노트4’ 등 새로운 기기 출시로 3분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현재 예상되는 애플의 ‘아이폰 6’ 출시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돼 모멘텀(상승동력)을 다시 찾는데 눈에 띌만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승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을 인용, "삼성은 시장 리더십에 안주했고 중국 업체들의 경쟁에 잘 대처하지 못했다"면서 "삼성은 저가시장에서도 브랜드 파워를 확신했지만 중국 스마트폰의 품질은 가격 대비해서 크게 향상됐다. 하반기에는 전략 재검토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