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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코스피 하락요인이었던 포르투갈 금융 위기가 단기성 악재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이번 주 코스피는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 △미국·중국 경기 △'최경환 경제팀' 출범 수혜여부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부진했지만 코스피는 2000선을 지켜내는 듯 했다. 그러나 거래 마지막 날 포르투갈 금융 위기가 불거지면서 1988.74선으로 내려앉았다.
포르투갈 악재가 체계적 위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증권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방코 에스피리토 산토(BES)의 지주회사인 에스피리토 산토 인터네셔널(ESI)의 회계부정이라는, 해외 금융그룹의 개별적 문제에 불과하다는 진단이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남유럽 국채금리가 뛰어오르기는 했지만 해당 지역에서도 혼란(panic)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수가 1900선 밑으로 내려앉았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달 26일 이후 외국인은 9일 하루를 제외하고 날마다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 기간 외국인은 총 1조665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9거래일 연속된 기관 매도 행진은 우려요인이다. 지난 1일 이후 기관이 팔아치운 매도액은 총 1조3500억원이다.
증권가는 이번 주 증시가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기업들의 2분기 실적과 미국·중국 등 G2의 경기 향방이 이번 주 코스피 당락을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주요 기업 실적, 국내 '양호' 해외 '우려이번 주 발표 예정된 △KT&G[033780] △하나금융지주[086790] △OCI머터리얼즈[036490] 등 국내기업은 무난한 실적을 시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은 KT&G의 영업이익을 전년동기대비 7% 상승할 것으로, 하나금융지주와 OCI머터리얼즈는 같은 기간 각각 108%, 74%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시장의 경우 블룸버그는 인터넷주와 기술주의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전망하는 반면 금융주 실적은 모건스탠리를 제외하고 저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16일 예정된 중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는 시장예상치에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2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1분기와 같은 7.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로 인해 작년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존재했던 중국 발 금융위기 가능성이 상당 부문 경감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은 어둡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은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된 1.7%로 나타났다. 그러나 주식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성장률 조정은 글로벌 경기에 부정적이지만, 대신 연준의 출구전략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신임 경제팀 임명 … 경기부양 내용 관심 집중
신임 경제팀 임명에 따른 경기부양책에도 시장의 관심이 모일 전망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내정자는 취임 후 열흘 내 경제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했었다.
오 연구원은 "6월 고용동향은 질적 부진에 이어 양적으로도 둔화돼, 새 경제팀의 경기부양 의지를 강화시켜줄 것"으로 분석했다. 6월 고용동향은 16일 발표 예정이다.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우리투자증권의 김 연구원은 "재정여건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4월 누적 재정적자 3조8000억원만을 놓고 보면 추경편성이 논의된 작년 4월보다 적다"고 분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시일이 소요되는 추경 편성 이전에는 우선 총부채상환비율(DTI), 담보인정비율(LTV) 등 부동산 규제 완화책, 해외 이전 기업의 국내 재이전을 위한 지원책 등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