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텔이 주도하는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컨소시엄에 이어 구글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도 참여하는 등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네스트랩스, 실리콘랩스, 프리스케일, ARM, 예일시큐리티 등과 함께 새로운 사물인터넷 프로토콜(규약) 컨소시엄인 스레드그룹에 참여한다고 16일 밝혔다.
스레드그룹은 가정 자동화(Home Automation) 전문회사 네스트랩스의 기술제품 마케팅 매니저인 크리스 보로스를 대표로 이번에 신설된 컨소시엄이다.
구글이 네스트랩스를 최근 32억 달러(약 3조4000억원)에 인수했기 때문에 이 컨소시엄은 사실상 구글이 주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구글의 부사장이자 수석인터넷전도사(chief internet evangelist)인 빈트 서프도 이 컨소시엄의 조언자(advisor)로 참여한다.
스레드그룹은 새로운 인터넷규약(IP)을 기반으로 한 무선 통신망 프로토콜을 통해 상호호환이 가능한 사물인터넷을 구현하기 위해 설립됐다.
이를 이용하면 여러 가정용 전자기기들이 서로 교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저전력으로 더 뛰어난 보안성을 갖추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컨소시엄은 반도체 기술이 중점을 이루고 있고 프리스케일과 ARM 등 반도체 제조사들이 동참한다는 점에서 반도체 기술력이 뛰어난 삼성전자의 입지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에도 인텔이 주도하는 사물인터넷 컨소시엄인 오픈인터넷컨소시엄(OIC)에 참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텔 주도 컨소시엄과 구글 주도 컨소시엄 양쪽에 모두 참여해 저변을 넓히고자 하는 모양새다. 일종의 '투트랙' 전략이다.
사물인터넷은 아직 업계의 표준이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 기술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가장 효율적이고 대중화가 쉬운 기술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최근 사물인터넷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 정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기기뿐 아니라 반도체, TV,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 가전제품에서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사물인터넷 분야를 주도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 '삼성 스마트홈' 등 현재 실현 가능한 수준의 사물인터넷 기반도 마련해둔 상태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스마트 손목시계와 같은 착용형 기기 등 스마트기기끼리의 통신도 기본적으로 사물인터넷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삼성전자로서는 사물인터넷 도입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지난해 세계 사물인터넷 솔루션 시장 규모가 1조9000억 달러(약 2000조원)였으며 2020년에는 7조1000억 달러(약 7000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최근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