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메시지 '신뢰와 통합의 리더십'
콘텐츠·미디어 시장 112조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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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던 애국심도 생기게 만든다"는 '명량' 신드롬이 이어지고 있다.

     

    혹자는 영화에 주목하고 혹자는 이순신에 매료된다.

     

    어떤 이는 우는 바다 울돌목(鳴梁)을 떠올리고 다른 이는 충무공의 헌신 리더십을 갈망한다.

     

    제작·배급사는 벌써 쏠쏠한 이득을 맛보고 있고 기업들은 명량 마케팅으로 톡톡한 효과를 누리기도 한다.

     

    한켠에선 '명량'으로 세월호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자는 움직임도 일고 다른 쪽에선 저마다 '명량 메시지' 읽기에 골몰한다.

     

    '명량'이 침체된 우리사회의 氣를 살리는 모멘텀이 되고 있다.

     

  • ▲ 명량대첩 축제 모습ⓒ
    ▲ 명량대첩 축제 모습ⓒ

  • ▲ 명량대첩 축제 모습ⓒ

     

    ◇ 우는 바다...'세월호'를 딛자

     

    묵직한 울림을 주는 명량에는 같은 바다에서 일어난 세월호의 아픔이 그대로 녹아있다.

     

    세월호로 인한 절망감을 영화를 통해, 이순신 장군이 일궈낸 승리로 위안받고 싶은 바람들이다.

     

    김영주 전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은 언론기고를 통해 명량의 성공은 지역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명량의 지렛대 효과를 찾아 세월호의 아픔으로 기억되는 진도와 호남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기회를 만들자고 주장한다. 이순신과 호남의 가치를 관광브랜드로 만들어 이제 그만 세월호 상처를 씻자는 것이다.

     

    실제 명량이 연일 화제를 모으자 충남 아산의 현충사 관람객이 30% 이상 늘고 통영과 거제의 충무공 유적지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명량대첩의 실제 배경인 전남 진도와 해남 지역 관광지도 모처럼 북쩍인다. 격전지인 울돌목을 내려다볼 수 있는 높이 60m의 진도타워에는 하루 평균 500~600여명의 관람객이 찾고 있고  해남의 우수영도 하루 평균 350명이 찾아 지난 4월 20명 보다 17.5배나 늘었다.

     

    일찌기 이순신의 내적 고뇌를 그린 '칼의 노래' 저자 김훈은 "이순신의 칼에는 정치가 없었다"며 칼에서 정치를 뺄 경우 담대함이 보인다고 썼다.

     

    세월호에서 정치를 뺀 해법 모색이 필요한 즈음이다.

     

  • ▲ 명량대첩 축제 모습ⓒ

     

    ◇ 명량의 힘...콘텐츠 시장 112조로 확대


    무서운 질주를 펼치고 있는 명량은 연일 신기록 행진이다.

     

    역대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68만), 역대 최고의 평일 스코어(98만), 역대 최고의 일일 스코어(125만)에 이어 최단 기간 100만·200만·300만·400만·500만·600만·700만·800만 돌파 등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조만간 역대 최단 기간 1천만명 돌파에 이어 역대 최대 흥행작 아바타 1300만명의 기록도 갈아치울 태세다. 벌써 제작·배급·투자사들은 돈방석에 앉았다.

     

    명량은 제작비가 200억원 가까이 들어간 대작으로 600만 관객이 손익분기점이다.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지나치게 무겁다는 개봉전 우려와 달리 일주일이 채 안 돼 제작비를 모두 회수하는 폭발력을 보였다. 누적매출액이 벌써 1000억원을 넘어섰다.

     

    제작에 투자한 대성창투는 코스닥 시장에서 연일 상한가를 기록중이다. 배급사이면서 투자도 단행한 CJ E&M과 상영관인 CJ CGV도 배급수수료와 투자·상영 수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급락했던 낙폭을 일시에 만회하고 있다.

     

    도둑들로 일시적이지만 주가가 47%까지 급등했던 미디어플렉스를 넘어설 지가 관심사다. 세계 최대 영화시장인 미국 진출도 앞두고 있는 만큼 CJ엔터테인먼트와 CJ CGV의 주가 움직임은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 ▲ 미국 개봉을 앞둔 '명량' 포스터ⓒ
    ▲ 미국 개봉을 앞둔 '명량' 포스터ⓒ

     

    명량 관객 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주는 금융 상품을 선보인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명량 정기예금'은 각각 300억과 1000억원의 모집한도를 금새 달성했다. 7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가입자 모두가 2.70%의 금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총 600억원 규모의 CJ E&M펀드에 300억원을 투자한 산업은행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내수부진과 흥행작 부재의 이중고에 시달리던 영화계는 명량이 회복세의 불씨가 될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다.

     

    명량의 힘은 다른 콘텐츠와 미디어 업종으로까지 확산될 전망이다. 당장 다음주 열리는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 명량 효과가 포함된다.

     

    정부는 98조원 규모의 콘텐츠시장를 오는 2017년까지 112조원으로 확대하는 유망 서비스 육성방안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 ▲ ⓒ제공=청와대 사진기자단
    ▲ ⓒ제공=청와대 사진기자단


     

    ◇ 위기에서 빛난 신뢰와 통합의 CEO 리더십

     

    정치권에서도 명량정치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처한 상황에 따라 제각각 반응이다.

     

    여당은 국론 결집으로 난국을 돌파한 리더십에 주목하고 야당은 생사의 기로에서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위민의 메시지를 강조한다.

     

    지난 6일 명량을 관람한 박근혜 대통령은 예의 통합을 거론했다. 천막당사 시절 이순신 장군의 장계에 나오는 남아있는 12척의 배와 사즉생을 강조하던 때와는 사뭇 차이가 있다.

     

    같은 날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측근들과 오찬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많이 있고, 얼마든지 갈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12척의 배가 있다는 이순신 장군의 말과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출입기자들과 명량을 단체 관람하기로 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영화 명량을 보고 많은 국민이 공감하고 있는데 정치는 결국 국민의 마음을 아는 것이기 때문에 여당 대표로서 국민과 공감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 야당 중진의원은 SNS 영화평에서 "2012년 대선에서 패배한 후 많은 이들이 '레 미제라블'을 보고 혁신을 말했다. 그런데 말로만 그쳐 올해 선거도 패배했다"고 자책하며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을 다시 떠올리자"고 강조했다.


    이래저래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명량'

     

    하지만 영화는 메시지일 뿐, 버거운 상황을 타개할 추동력과 해법은 고스란히 현실과 마주한 우리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