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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교육 여행'을 고민하는 가족들이 있다.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너무 공부에 매진한다'는 우려가 생기자 부모들은 지방 유적지 등을 찾으며 자녀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 건 물론 오붓한 추억도 만들어내기를 바라고 있다.
교육 여행지로 고려해볼 만한 국내 역사·문화 여행지로는 경주, 부여 등 역사적 도시와 낙안읍성, 안동하회마을 등 관광지가 꼽힌다. 이들 지역에는 과거의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현장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레 역사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서울의 문화 공간도 고민해볼 만하다. 경복궁, 종묘 등 주위에 쉽게 찾을 수 있지만 아이에겐 낯설 수 있는 역사 공간도 방문할 수 있다. 고려대, 이화여대 등 대학 내 박물관도 국보, 보물 등 수준 높은 유물을 전시해 한번쯤 방문해볼 만하다.
아이들이 자연을 배울 수 있는 생태 체험도 인기다. 감자 캐기, 곤충 관찰, 해초 채취와 바다낚시 등은 평소 도시 생활에 익숙한 자녀들에게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주요 생태 체험 마을로는 경북 궁터산촌생태체험마을, 제주도 한림바다생태체험마을 등이 있다. 0~5세 유아라면 대관령 아기동물농장 등에서 동물에게 직접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할 수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트레인(E-train)'이라는 교육전용열차를 운행하는데 이트레인을 타면 강릉 경주 전주 등 전국 주요 관광지를 갈 수 있다. 열차에서도 생태놀이, 방송 직업 체험, 명사 강연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끽할 수 있다. 또 여름방학을 맞아 나온 해운대 기차체험여행, 서천 생태여행 등 가족을 위한 기차여행 상품도 눈길을 끈다.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가족을 위한 당일치기 여행도 고려해볼 만하다. 서울시는 7월 19일부터 한 달간 '한강 행복몽땅 프로젝트'를 열며 37가지 한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강 캠핑장 운영, 수상레포츠 체험교실, 생태 체험교실 등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다수다.
전문가들은 여행지를 정할 때 부모가 나서서 아이 발달을 고려한 여행지를 선정하도록 조언했다. 특히 익숙한 장소에 가면 아이가 호기심과 긴장감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유적지나 생태지 등을 찾아 기억에 남을 추억을 쌓으라는 것이다.
최효찬 자녀경영연구소 소장은 "지리산 종주는 한두 달 전에 산장 예약을 해야 한다"며 "특별한 여행 코스를 원한다면 미리 계획을 짜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여행 일정을 계획할 때는 최대한 부모와 자녀의 스킨십과 대화가 많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장거리는 자동차나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되 가까운 거리는 많이 걷도록 일정을 짜면 자연스레 대화시간이 많아질 수 있다. 교육 여행인 만큼 여행 도중 사진과 글로 기록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다. 휴대전화에 메모, 블로그 등 앱을 설치하고 가족만의 공간을 설정해 기록을 남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교육 여행을 가면서 다소 불편하더라도 오지 등 여행지를 선택하는 게 오히려 나은 선택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여행 시 안전이 보장된다면 불편함을 겪더라도 함께 고생하면서 가족 관계가 돈독해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