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7개 계열사 3개 흡수합병...
삼성중, 엔지니어링과 합병...
포스코, 불필요한 사업군 매각 단행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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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포스코, 삼성중공업 등 국내 주력 산업계가 신(新) 성장동력 위주의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올 상반기 대외여건 악화와 저성장 덫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산업계가 미래 경쟁력을 위해 체질 강화에 나선 것이다. 전통 제조업인 산업 체질의 혁신없이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 삼성중공업 등 주요 대기업들은 연관되거나 중복되는 사업군은 합치고, 불필요한 사업은 정리에 들어가는 등 경영 효율 제고에 나서고 있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지난 8월 7개 계열사를 3개로 줄였다. 현대위스코와 현대메티아는 현대위아에, 현대씨엔아이는 현대오토에버에, 현대건설 인재개발원은 현대건설에 각각 흡수합병됐다.

    이를 통해 현대위아는 파워트레인 일괄생산 체제를 갖춤은 물론 자산만 5조5000억원에 달하는 그룹 내 핵심 부품계열사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이같은 움직을 놓고 연관 사업이나 중복 사업을 통합해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부문을 현대제철에 편입시킨 바 있고 올 들어서도 건설 부문 계열사인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을 합병을 단행했다.

    포스코 역시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배구조 재편을 단행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지난 3월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 및 수익성 창출을 위해 불필요한 사업군들을 차례차례 정리해 가는 모습이다. 

    우선 포스코는 스테인리스 가공업체인 포스코AST와 전기모터용 코어 제조사인 포스코TMC,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사인 엔투비 등 자회사 3곳을 자회사에서 손자회사로 변경했다.

    또 광양 액화천연가스(LNG)터미널 지분과 제철 부산물 판매사인 포스화인, 남미에서 조림 사업을 하는 포스코-우루과이를 매물로 내놓으며 현금 유동성 확보에도 나섰다.

    최근들어서는 세아그룹과 포스코특수강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소재 부문 계열사 포스코엠텍에서도 도시광산사업부 매각을 위해 인수 희망 업체를 물색 중에 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최근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이 결정됐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부진한 실적 탓에 모두 그룹차원의 경영진단에 실시됐다. 각각 해양과 육상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 플랜트발(發) '어닝쇼크'가 문제였다.

     

    삼성그룹은 경쟁력이 떨어지는 양사를 합쳐 몸집을 불리고, 연관 사업을 한데 모아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번 합병을 통해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의 강점 분야인 '설계·구매·프로젝트 관리'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해양플랜트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는 평가다.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제작역량'을 확보함으로써 육상 화공플랜트 중심에서 고부가 영역인 육상 LNG와 해양 플랜트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게 됐다.

    삼성중공업 측은 이번 합병으로 인해 매출액 기준 2013년 약 25조원에서 2020년에는 4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종합플랜트 회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