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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는 역시 '초이노믹스' 심판이었다.

     

    정책 논란에서 출발한 국감은 부총리의 답변 태도와 과거 발언, 왕장관 논란에 거짓말 공방까지 불거지면서 마치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야당은 초이노믹스가 빚잔치에 폭탄 돌리기로 서민증세-부자감세일 뿐이라며 시작부터 맹공을 퍼부었다.

     

    일부 여당 의원들도 초이노믹스는 기대이하라며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의원은 "가계 부채가 1040조를 넘어갔는데도 여전히 현정부는 빚 잔치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초이노믹스는 다음 정부에 빚을 떠넘기는 폭탄 돌리기 정책"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박영선 의원은 "도무지 장관의 이름까지 붙여진 초이노믹스의 실체를 모르겠다"며 "왕장관의 재벌위주의 경제정책일 뿐"이라고 깍아 내렸다.

     

    최 부총리의 경제정책에 날을 세워 온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은 "막대한 빚을 내고 정부와 가계, 기업까지 총동원해 인위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는 것은 무책임하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했고 같은당 정문헌 의원도 "무작정 경기 진작을 위해 확장적 재정 정책을 구사하면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에 재정을 맡기는 격"이라고 비판대열에 동참했다.

     

    야당의 김현미·박범계·윤호중 의원은 시종 장관의 답변 태도를 문제삼아 비판했고 여당의 박명재 의원도 초이노믹스 명명과 가계부채 위험성에 대한 견해 차이로 최 부총리와 입씨름을 벌였다.

     

    고성과 호통, 실소와 조소가 오가며 국감장이 술렁이자 급기야 위원장인 새누리당 정희수 의원까지 나서 부총리의 웃음기 띈 답변 태도를 질책하기도 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또 한국은행의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은 '척 하면 척'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최 부총리는 지난달 호주 케언즈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후 이주열 한은 총재와 와인회동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금리의 금자도 얘기하지 않았지만 척하면 척 아니냐"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만나서 얘기한 것은 사실이지만 여럿이서 함께하는 공개적인 만남으로 금리 얘기를 꺼낼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최 부총리는 또 SNS 상에서 막말 파동을 빚은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의 거취 문제를 두고 야당의원들과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기재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현재 한국 경제가 저성장, 저물가의 위험에 직면해 있는 만큼 경제의 체질 개선과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보고했다.

     

    최 부총리도 "국내 경기뿐만 아니라 대외여건도 녹록치 않다"며 "경기 회복이 공고화될 때까지 거시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용하고 가계소득과 기업소득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성장률도 연초 4.1%를 전망했지만 세월호 사고로 2분기에 부진해 3.7%로 대폭 하향조정했다"면서 "하방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5조원 규모의 추가 대책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