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목별 설계기준 미국 따라, 안전은 EU보다 보수적
  • ▲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 현장ⓒ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 현장ⓒ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국토교통부는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와 관련해 시공규정을 강화할지 여부는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19일 밝혔다.


    국토부는 18일 이번 사고와 관련해 각 시·도 등 관계 기관에 건축물 등 환기 구조물에 대해 안전검검을 벌이고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지시했다.


    점검 대상은 사람이 통행하거나 모였을 때 노출되는 도로, 공원, 광장, 건축물 대지 내 설치된 환기 구조물과 채광창 등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안전점검은 시기적으로 각종 행사가 많아지는 때인 만큼 사고 재발 방지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환풍구 시공규정을 강화하기 위한 현장조사 성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 원인이 구조물 설계 기준 때문인지 부실시공 탓인지 밝혀지지 않은 만큼 앞으로 발표될 경찰 조사결과에 따라 대응해 나가겠다는 태도다.


    설계기준의 문제가 아니라 시공상 잘못으로 밝혀지면 설계·시공규정 강화가 아니라 감리 책임 등 처벌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현재는 안전조치에 소홀했던 공연이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는 만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현재로선 해당 시설이 사람이 들어가는 구조물이 아닌 만큼 설계기준 상 문제는 없는 것으로 조심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 환풍구 시설 등에 대한 하중 기준은 미국 기준을 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환풍구 시설은 공간 개념이 아니라 바닥, 보, 기둥, 지붕 등 구조물을 엮는 가로·수직 재목별 설계 기준을 따라야 하는 데 이 기준이 미국 기준과 같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제 설계 기준을 놓고 나라마다 주도권 싸움이 있는데 미국과 유럽연합(EU) 기준 중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는 미국 기준을 따르는데 미국 기준이 (안전에서는) 더 보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은 경제적으로 설계하는 추세로 설계 기준도 자주 바꾸는 편"이라며 "기둥을 예로 들면 과거 유럽 건축물의 기둥은 두꺼웠는데 기술이 발달한 것도 있지만, 요즘은 점점 얇게 설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