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베스트 날 인수 당시 부채비율 2000%매입비 1조 3000억, 추가 투자 60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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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석유공사가 약 2조를 들여 인수한 하베스트에너지의 자회사 날(NARL)을 900억 원대에 매각하자 국민들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었다.

    23일 한국석유공사을 상대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헐값 매각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날(NARL)의 인수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은 하베스트 인수와 관련해 "인수 당시 부채비율이 2000%에 가까웠던 하베스트를 인수하는 등 국민의 혈세로 캐나다의 골치 아픈 이빨을 뽑아준 격"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새누리당 홍지민 의원은 "지금 날 헐값 매각과 관련해 말들이 많다"며 "매년 1000억 원에서 2000억 씩 적자가 나고 있는데 이런 영업 손실이 나는 회사를 대체 왜 산 것이냐"고 석유공사 사장에게 책임을 물었다.

    이에 한국석유공사 서문규 사장은 "당시 시장상황이 제품 값은 떨어지고 원료 값이 오를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며 "더 이상 적자를 보기 전에 급하게 매각하려고 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009년 인수한 캐나다 석유정제회사 하베스트에너지를 인수할 때 패키지 인수 조건으로 하베스트의 자회사인 날까지 인수했다. 인수 당시 날까지 인수하는 것에 대해 우려가 컸지만 석유공사는 인수를 강행했다.

    하지만 현재 날은 해마다 10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보고 있다.

    결국 견디다 못한 석유공사는 지난 8월 날(NARL)을 미국계 상업은행 실버레인지(SilverRange)에 매각했다. 매각금액은 900억 원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 의원은 "이번 매각은 세계 자원기록에서 역사를 남길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며  "1조3000억에 매입한 회사를 9000억 이하에 판매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하베스트에너지는 캐나다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캐나다가 1986년 단돈 1달러에 팔았던 회사"라며 "이런 회사를 현장 확인도 없이 1조3000억 원에 매입하더니 결국 1달러짜리 회사를 1조 3000억 원에 사서 한 푼도 못 건지고 다시 매각하는 꼴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의원은 약 2조에 가까운 돈을 1원도 못 건진채 날을 매각하게 된 것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매입비 1조3000억 원 뿐 아니라 6000억 의 추가 투자를 통해 총 1조9000억 원이 들어갔다"며 "이번 매각도 900억이 아닌 500억 이하라는 소리도 들린다"고 지적했다.

    이에 서문규 한국서유공사 사장은 "이번에 큰 손실을 본 것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며 "최대한 손실을 줄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날 헐값 매각은 단순한 금액손실 뿐 아닌 부정적인 요소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민주연합 부좌현 의원은 "외부 전문기관의 보고서에서도 'NARL 매각을 추진할 경우 부정적인 요소가 많다'고 명시돼 있었다"며 "매각 가치가 낮게 평가될 수 있고 환경오염과 관련된 위험 요인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한국석유공사는 뼈를 깎는 심정으로 하베스트 날의 매각을 결정했지만 그에 대한 영업 손실과 정부의 따가운 시선 속에서 당분간 가시방석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