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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적십자사가 같은 액수를 모금하더라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보다 모금비용과 인건비 등 관리비를 더 많이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감에서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이 대한적십자사의 수입·지출자료와 사회복지공동모급회의 손익계산서를 기초로 비교 분석한 결과, 대한적십자사의 모집비용 충당비율(홍보비와 모금비용/수입)은 7.8%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6%보다 5배 정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입 중 인건비 비율도 대한적십자사는 14.8%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2.5%보다 6배 높았다. 인건비를 포함한 관리비 비율도 대한적십자사는 21.8%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3.2%보다 6.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100원을 기부하더라도 대한적십자사로 하면 22원이 빠지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하면 3원이 빠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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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법에 의해 공동모금을 할 수 있는 대표적 기관으로 거액의 기업모금, 방송 및 개인모금, 지정기부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모금을 할 수 있어 모금비용이 적게 들고 모금한 돈을 사업수행기관에 배분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라 인건비나 관리비도 적게 소요된다.
연간 수입 규모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6천억원을 넘어서 대한적십자사의 1천6백억원 대비 6배나 되기에 같은 비용을 쓰더라도 수입 대비 비용의 비율은 대한적십자사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대한적십자사는 국내외 재난구호사업, 청소년 적십자 활동 등 다양한 사업을 직접 수행하기에 모금기관보다는 많은 사업비를 지출해야 하고, 전국 단위 사업 추진으로 시설과 인력을 유지하는 비용 또한 지출해야 한다. 모금 및 사업수행기관인 대한적십자사가 모금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보다 수입 대비 각종 비용의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적십자사의 모집비용 충당비율, 인건비율 및 관리비율이 줄어들지 않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비율 대비 격차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대한적십자사는 정부의 행정체계를 활용하여 적십자회비를 걷고 있지만 회비수입은 정체 상태인 반면 회비를 거두어들이기 위한 비용, 홍보비, 인건비 및 관리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향후 대한적십자사는 회비 수입을 늘리고 모집비, 인건비, 관리비 등 각종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대한적십자사 직원의 평균근속년수는 12년이며, 평균 보수는 52백만원이다.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의 직원평균보수 6천만원∼7천만원 대비 낮은 수준이지만 평균연봉이 공시된 320개 공공기관 중에서는 235번째로 높다.
실제로 한국보육진흥원, 한국노인인력개발원,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등 보건복지부 산하 다른 기관들의 4천만원 대 이하의 평균 보수보다 적십자사의 평균보수가 높은 수준이다. 정규직 채용 경쟁률도 2010년 15.5:1에서 2014년에는 46.3:1로 치솟은 상태다. 대한적십자사의 정규직 신입사원의 평균 연봉은 27백만85만원으로 신입 연봉이 공개된 318개 공공기관 중 239번째로 높다.
이에 대해 김재원 의원은 “행정력을 동원한 적십자회비 수금도 정체 상태인데다 모집비용과 관리비용이 많아 회비와 기부금으로 거두어들인 돈 중 상당액이 수혜대상까지 가지 못하고 대한적십자사의 비용으로 쓰이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며 “대한적십자사는 회비·기부금 증대와 비용 절감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