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N 거래량, 합성ETF 상장 첫날보다↓후강퉁으로 해외 자본 중국으로 쏠려


  • 17일 국내에서는 상장지수증권(ETN·Exchange Traded Note) 시장이, 중국에서는 상하이(上海) 본토 증시와 홍콩(香港) 증시 간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滬港通) 제도가 시행됐다. 동시 시행 첫날인 이날, 국내 증시는 비교적 한산했던 반면 중국 증시로는 해외 자본들이 몰려가면서 분위기가 달아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장중 후강퉁 일일 거래대금 한도초과

    이날 처음 시행되는 후강퉁으로 한도 이상의 해외 자금이 한꺼번에 중국으로 몰리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장 시작 10분 만에 후강퉁 거래대금이 65억위안(약 1조원가량)을 넘어선 데 이어 거래시간 마감을 1시간 앞두고 일일 거래한도인 130억위안(약 2조3000억원)이 모두 소진돼 거래가 중단된 것이다.

    후강퉁은 상하이와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제도다. 후강퉁 시행으로 그동안 외국인에 투자가 제한됐던 중국 상하이 A주(내국인 전용주식)를 홍콩을 통해 거래할 수 있게 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후강퉁 제도를 통해 중국 증시가 상승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89개 중국 현지 증권사들이 참여한 후강퉁 최종 모의테스트에서도 중국 본토에서 홍콩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1일 한도(105억위안)가 30분 만에 매진 되는 등 후강퉁의 높은 투자 열기를 예고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4조2000억달러(원화 약 약 4161조원) 규모의 중국 본토 증시가 개방되자 투자자들이 글로벌 수요에 허용되는 최대 금액을 중국 증시에서 구입했다"며 "후강퉁 시행 첫날 투자자들이 A주식으로 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후강퉁 시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전거래일대비 28.04포인트(1.13%) 상승한 2506.86으로, 홍콩 항셍지수는 225.68포인트(0.94%) 오른 24313.06으로 각각 거래를 시작했다.

    다만, 후강퉁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충분히 반영됐다는 평가에 모두 상승폭을 반납한 뒤 장중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하락 마감했다.

    ◇ETN 거래량 한산…中 후강퉁 영향으로 코스피도 약보합

    이날 국내에서는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처음 개장됨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6개 증권사에서 운용하는 10개 종목 ETN을 상장했다. ETN은 증권사가 자기 신용으로 발행하며 투자기간동안 지수 수익률을 보장하는 만기가 있는 파생결합증권이다.

    그러나 ETN 거래 자체는 당초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날 상장된 10개 종목의 평균 등락률은 -0.2%로, 4개 종목은 상승한 반면 5개 종목은 하락 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개 종목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10개 종목 가운데 9개 종목은 하루 거래량 1000주를 넘기지 못했고, 6개 종목의 거래량은 500주가 채 안 됐다.

    ETN과 닮은꼴로 꼽히는 합성ETF가 지난해 8월 처음 상장했을 당시 단 2개의 종목만으로 6000주의 거래량을 넘기면서 순항했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투자자 거래면에서 ETN은 지수를 추종하는 증권인 점에서 상장지수펀드(ETF)와 동일하다. 차이점은 ETF는 운용사가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수익률을 맞춰가는데 비해 ETN은 상품을 출시한 증권사가 시장조성을 통해 수익률을 맞춰주는 상품이라는 점이다. ETF가 운용사의 운용능력이 중요하다면 ETN은 증권사의 신용도가 중요하다.

    거래소는 "향후 투자자들의 상품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수록 거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코스피(KOSPI)도 후강퉁 영향으로 약보합 마감했다. 약세로 출발했던 코스피지수는 후강퉁 시행으로 장중 관망세를 보이면서 등락을 거듭하다 결국 전장대비 1.51포인트(0.08%) 내린 1943.63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에서 장중 관망세를 보였던 이유는 후강퉁 시행 전부터 제기된 외국인 이탈 현상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콩과 상해주식시장의 차익거래를 노린 자금이 중국으로 집중될 수 있어 가뜩이나 외국인 이탈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증시 수급 상황이 더 꼬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후강퉁 시행 후 1~2주 동안 한국 증시는 상하이에 비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상대적으로 멀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총 1조1069억원의 매도 공세를 펼쳤고, 1조747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321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한편 이와는 달리 국내 상장 중국기업들은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차이나하오란은 7.99% 오른 1960원에, 차이나그레이트도 5.01% 오른 262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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