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디자인은 프리미엄급…부드러운 패밀리 세단 제격
  • [박봉균의 시승기] 토요타 캠리가 글로벌 전략 모델로 데뷔한 게 1982년 3월. 당시 자동차 애호가들은 캠리를 전륜구동 차량의 1세대 자동차로 인정할 만큼 반응은 뜨거웠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간판 중형세단이 됐다.

    30년을 훌쩍 넘긴 캠리는 7세대까지 진화했다.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현대차 쏘나타 등과 경쟁하며 토요타의 볼륨 모델로 자리잡은 효자 차종이다. 특히, 2015년형 캠리는 북미 시장에서 디자인과 편의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한국 시장에서도 재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2000개가 넘는 부품을 바꾸고 재설계를 통해 가장 과감한 변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2015 캠리를 제주 일원에서 시승해봤다.  

    ◇ 유러피안 디자인…꼼꼼한 마감 

    '올 뉴 스마트'로 수식한 2015 캠리의 외관 디자인은 유럽 스타일의 간결과 품격이 느껴진다. 기존 7세대에 비해 볼륨감 넘치는 디자인으로 변신했다. 전면 디자인은 플래그십 아발론과 동일한 패밀리 룩을 적용해 역동적이고 강렬해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시승한 모델인 2.5 가솔린 XLE 모델에는 LED 주간전조등을 비롯해 LED 헤드램프를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상향등과 하향등의 고(高)사양을 적용한 것도 경쟁차종을 앞선다. 저중심 차체의 넓고(+10mm) 역동적인 자세 또한 자신감이 흐른다.  

    실내 디자인은 프리미엄급으로 변모했다. 계기판 역시 운전자의 시선을 한데 모은다. 3차원의 4.2인치 멀티 인포메이션 LCD디스플레이는 차량의 다양한 기능을 표시하고 멀티미디어 시스템과의 소통을 통해 오디오, 내비게이션, 경고, 커뮤니케이션 정보를 보여준다. 또 직접 타이어 공기압 감지 장치와도 연결되어 있어 각 타이어의 공기압을 한 번에 확인할 수도 있다.

    특히 눈과 손이 닿는 곳에는 모두 고급감 재질 마감 소재를 채용했다. 전 운전석은 각종 조작장치를 운전자 주위로 배치한 ‘저중심 수평 T형’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마치 드라이버의 체형에 맞춘 듯한 편안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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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용하고 편안한 주행성능 매력

    시동키를 돌리고 잠시 공회전으로 RPM을 높이면 소음이나 진동이 별로 크지 않다. 정숙성을 강조한 토요타측 설명에 고개를 끄덕인다. 직선의 서귀포 일반 국도 주행에서 2000~2500RPM 정도로 다니면 심장소리같은 엔진 소리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4기통 엔진이지만 6기통 엔진 같은 정숙성과 부드러움을 갖추고 있다.

    동반자석과 뒷 좌석을 번갈아 타봤는데 승차감은 한마디로 편안하다. 패밀리 세단에는 제격이다. 부드러운 승차감은 제한 속도를 지키며 평범하게 운전하는 30~40대 가장들에겐 큰 호응을 얻을 듯하다.

    S자 커브가 연속되는 국도를 조금 빠르게 달려보면 약한 언더스티어 현상을 보이긴 하지만 중간 정도의 서스펜션 세팅은 생각보다 괜찮은 핸들링을 보여 준다. 시속 140km 이상 올리며 스포티한 운전을 할 때도 기존 모델보다 반응이 빠르다. 전반적으로 편안함과 안정성을 중시하는 중년층은 물론 30대 젊은층에게 어울리는 세팅으로 보인다.

    ◇ 스포티한 가속성과 향상된 체감연비

    토요타 캠리 2.5모델은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돼 최고출력 181마력, 최대토크 23.6kg·m의 힘을 발휘한다. 기존 모델대비 대비 업그레이드 된 출력 수치다.

    특히 ‘지능형 듀얼 가변밸브타이밍(Dual VVT-i)’이 적용돼 드라이빙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파워를 조절하기 때문에 최대 토크가 비교적 낮은 RPM부터 나온다. 그래서 출력에 비해서는 추월가속 때 힘이 모자라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6단 자동변속기와의 궁합도 잘 맞아떨어져 전반적으로 답답하지 않게 움직일 수 있다.

    풀 가속시 상당히 스포티한 감각을 전달하며 강렬하게 가속해 나간다. 1515kg의 차체중량을 이끌어 나가는 데 힘이 모자라지 않다. 고회전에서 전해지는 사운드가 상당히 자극적이다.

  • 차의 덩치가 제법 크고 출력이나 배기량을 감안하면 11.5km/L의 공인 연료소비효율(연비)은 낮은 편이 아니다. 실제로 서귀포내 고속화도로를 달리면 L당 13km 안팎의 연비가 나온다. 
     
    캠리의 승차감은 중형 세단 기준으로 저속에서는 부드럽게 느껴지지만 중고속에서는 다소 단단한 감각을 전해준다. 미국 시장을 겨냥해 제작되고 상당히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 시장용도 비슷한 세팅으로 여겨진다. 시승한 캠리 2.5 가솔린 XLE모델은 3,390만원. 국내에 함께 소개된 2.5 하이브리드 XLE모델은 4,300만원, V6 3.5가솔린 XLE모델 4,330만원이다.

    최근 사전계약자 중 30대 비중이 높다는 것은 전반적인 캠리의 성능과 품질이 젊어졌다는 반증일 게다. 캠리는 세대를 거듭할수록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