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당시 서베링해 5m 파도…부산해양서, 6일 사조산업 압수수색
  • ▲ 501 오룡호 모습.ⓒ해양수산부
    ▲ 501 오룡호 모습.ⓒ해양수산부

     

    사조산업 명태잡이 원양어선 '501 오룡호' 침몰 원인과 관련해 선체 높이가 낮아 러시아 서베링해와 같은 거친 바다에서의 조업에 취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7일 사조산업 등에 따르면 501 오룡호는 총톤수 1753톤으로 선체바닥에서 상갑판까지의 선체 높이는 8.4m다. 안전을 위해 어획물을 가득 실었을 때 선체가 물속에 잠기는 깊이를 표시한 '만재흘수'는 5.7m다.


    501 오룡호가 만선인 상태로 항해하면 바닷물 위로 나오는 선체는 2.7m라는 얘기다.


    만선이 아니어도 고기를 잡은 후에는 복원력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선박평형수를 더 채워 넣게 되므로 바닷물 위로 보이는 선체 높이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또 배가 항해할 때 뱃머리 쪽은 약간 들리는 반면 뱃고물은 물속에 더 잠기는 것을 고려하면 바다 위로 노출되는 뱃고물 쪽 선체 높이는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501 오룡호가 어획물을 싣고 항해할 때를 기준으로 바다 위로 노출되는 선체 높이가 낮아 특히 뱃고물 쪽은 높은 파도에 취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조산업 사고대책본부와 501 오룡호가 사고 당일 주변 배들과 주고받은 무전내용에 따르면 501 오룡호는 그물을 걷고 피항 준비를 하다가 선박 뒤쪽으로 바닷물을 맞아 어획물 처리실이 침수되기 시작했다.


    사고 당시 서베링해에는 5m 높이의 파도가 치고 있었다.


    원양업계 한 관계자는 "바닷물이 배 안으로 들어와도 갑판 위의 바닷물은 대부분 자연적으로 배수되므로 문제 될 게 없다"며 "하지만 잡은 물고기를 어획물 처리실에 부으려고 열어둔 갑판 해치(개구부)에 많은 양의 바닷물이 들어가면 배가 기울면서 복원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안전처 산하 부산해양경비안전서는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사조산업 본사와 부산시 서구 지사에 수사관을 보내 501 오룡호와 관련한 컴퓨터 저장장치 등 상자 10개 분량의 각종 자료를 압수 수색했다.


    부산해양서는 압수수색에서 선령 36년인 501 오룡호의 선체 결함 가능성과 사조산업의 무리한 조업지시가 있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선박 검사·수리 자료와 선장이 회사 관계자와 주고받은 이메일 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