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아닌 '프리미엄 폰' 만든다더니 석달도 안 돼 사실상 '백기투항'
  • ▲ 화웨이의 전략 스마트폰 'X3'. ⓒ화웨이.
    ▲ 화웨이의 전략 스마트폰 'X3'. ⓒ화웨이.


    약정 없이도 중국산 '화웨이 폰'을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마트폰을 살 때 의무적으로 1~3년씩 사용해야 하는 '약정 기간'이 없다는 점은 통신업계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9일 서울 시내 한 LG유플러스 대리점에 따르면 월 34000원 요금제로 약정 없이 화웨이 폰을 구입할 경우, 요금에 대한 부가세(10%) 3400원과 기계값 7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다만, 6개월간은 요금제를 유지해야 공시지원금에 대한 위약금을 피할 수 있다.

    기계값 7만원 역시 더 떨어뜨릴 수 있다. 매달 6900원씩 요금이 빠지는 '무제한 요금제'를 선택한다면 1만3000원에 화웨이 폰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물론 이때도 약정은 없다.

    2년 할부제도를 적용해 계산하면 매달 300원 정도에 화웨이 폰을 살 수 있다. 출고가 33만원의 화웨이 폰을 거저 얻는 셈이다. 보통 요금제를 34000원에서 42000원, 54000으로 한 단계씩 높일 때마다 기계값은 1만원 가까이 떨이진다.

    화웨이의 전략 스마트폰 'X3'는 지난 9월 30일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를 통해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당초 화웨이는 52만8000원으로 출고가를 책정했었다. 이후 연말 성수를 겨냥한 마케팅 활동을 벌인다는 명목으로 출고가를 33만원으로 크게 낮췄다.

    그럼에도 시장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월 판매량이 1500대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선 대리점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반면 출고가를 화웨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뜨린 팬택의 '베가아이언2'와 '베가팝업노트'의 경우 12월 첫째 주에만 각각 1만9000여대, 1만1000여대씩 팔려나갔다. 초기 물량은 이미 바닥 나 예약을 해야만 살 수 있는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가정책을 안 쓰겠다던 화웨이가 싼 폰을 내고도 시장에서 실패했다. 부실한 A/S 인프라와 중국폰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 때문"이라면서 "재고를 털어내야 하는 화웨이 입장에선 당분간 계속 싸게 폰을 팔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