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어 두번째로 트럼프 만나미국산 LNG 수입, 방위비 2배 증액 카드 꺼내'황금 사무라이 투구' 선물로 트럼프 구워 삶아외신 "아부의 예술 … 친분 쌓기 성공해" 평가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손을 잡고 악수하고 있다.ⓒAP 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손을 잡고 악수하고 있다.ⓒAP 뉴시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1조달러 투자를 약속하는 등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미국산 LNG 수입, 방위비 2배, US스틸 인수 포기 등 파격적인 아부를 선보인 것. 

    9일 외신 등을 종합하면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열린 첫 미·일 정상회담에서 1조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이시바 총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두 번째로 만나는 해외 정상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 불균형 해소와 국방비 증액 압박 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시바 총리는 선제적으로 2027년까지 국방비를 두 배 늘리기로 약속했다. 

    이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 규모 확대를 꾸준히 요구한 것을 선제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또한 이시바 총리는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 개선에 대한 대책으로 미국산 LNG 수입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인수합병이 불허된 US스틸에 대해선 M&A 대신 투자를 하겠다며 완전히 양보했다.

    기념품도 잊지 않았다. 이시바 총리는 금색을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고려해 '황금빛 사무라이 투구'를 선물하면서까지 환심을 샀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이시바 총리가 지나칠 정도로 낮은 자세로 "아부의 예술"을 선보였다며 트럼프와 친분을 쌓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공동성명서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단호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표현이 담겨있었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처음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이시바 총리가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시바 총리가 최선을 다해 트럼프 대통령을 칭찬하고 아부를 통해 웃음을 유발했다"며 "긴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관세 관련 질문을 철저히 차단했다"고 보도했다. 

    대니 러셀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소장은 "이시바 총리가 충동성으로 악명이 자자한 트럼프를 능숙하게 다뤘고 시간을 벌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호감을 사야 한다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계의 시선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자신이 필요할 때만 이용한 뒤 쳐내는데 거리낌이 없는 사람이라며, 이시바의 아부가 결실을 거둘지에 대해선 물음표를 표시했다.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방적으로 내주기만 한 것처럼 보여도 따지고 보면 크게 양보한 것이 많지 않다는 시각도 나온다. 

    방위비 2배 증액을 통해 일본은 군비 확대를 시도해 볼 기회가 생겼다. 1조달러 투자도 인공지능, 반도체 등 핵심기술에 집행할 시 기술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 

    일본 컨설팅업체 아스트리스 어드바이저리의 분석가 커크 보드리는 "지금은 '트럼프 팀'이냐 아니냐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때"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4년 뒤에 목표를 달성했는지를 묻고 따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