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동찬 명예회장 별세 이후 대화 재개…제3기관 기부 결정
  • ▲ 코오롱 이웅열 회장(오른쪽)이 26일 故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 49재가 열린 서울 길상사를 찾은 정리해고자 대표 최일배씨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코오롱
    ▲ 코오롱 이웅열 회장(오른쪽)이 26일 故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 49재가 열린 서울 길상사를 찾은 정리해고자 대표 최일배씨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코오롱


    2005년 2월 정리해고 이후 10여년 간 지속돼 온 코오롱의 노사 갈등이 모두 마무리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노사 상생과 노사 문화발전을 위해 소정의 금액을 제3의 기관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기부 결정은 2005년 이후 정리해고자들과 10년 가까이 계속돼 온 갈등을 씻고 노사 상생의 새로운 길을 열어가자고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기부처는 현재 검토 중이며, 금액과 사용처는 코오롱과 정리해고자들간 논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앞서 코오롱은 2005년 2월 영업실적 악화를 이유로 구미공장 생산직 78명을 정리해고했다. 노조측은 "임금삭감을 받아들이는 대신 희망퇴직을 받기로 한 사측이 약속을 어겼다"며 구미공장 내 송전철탑과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자택을 점거하고 과천 본사 앞에선 천막 시위와 불매 운동 등을 벌여왔다.


    이렇게 시작된 노사 갈등은 10여년 간 지속돼 오다 이동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한 지난달 8일 이후 정리해고자들과 대화를 재개하면서 원만한 합의를 위한 방안을 모색해 왔다. 지난 26일엔 정리해고자 대표인 최일배씨가 故(고) 이동찬 명예회장 49재(齋)가 열린 서울 성북구 길상사를 찾아 참배하고 코오롱그룹 이웅열 회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당시 어려운 경영 환경으로 부득이하게 회사를 떠나야 했던 분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밝히고, 노사 상생과 발전을 위해 제3기관 기부 결정을 내렸다. 또 화해와 상생의 의미로 최씨와 악수와 포옹을 나눴다.


    코오롱 관계자는 "이번 기부는 해고와 복직 요구로 이어지는 노사의 대립 관계에서 제3기관에 대한 기부라는 새로운 대안을 통해 노사 상생의 해법을 제시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코오롱은 노사불이(勞使不二)를 추구한 고 이동찬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든 이웅열 회장의 결단처럼 노사 상생을 통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