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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2015년은 제조분야의 생존을 좌우할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목전에 두고 있다"며 "최선을 다해 수익을 창출하고 기필코 자력으로 경영정상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준기 회장은 "2015년을 시작하는 아침, 대단히 참담한 심정"이라며 "1년 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요청을 받아들여 3조원대의 대규모 사전적 구조조정을 결단하게 됐지만 1년이 경과한 지금,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들이 우리 앞에 벌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패키지딜의 실패와 자산의 헐값매각, 억울하고도 가혹한 자율협약, 비금융 계열사들의 연이은 신용등급 추락, 무차별적인 채권회수 등 온갖 불합리한 상황들을 겪으며 동부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지난 반세기 동안 땀흘려 일군 소중한 성과들이 구조조정의 쓰나미에 휩쓸려 초토화되고 있다"며 밝혔다.
김 회장은 또 "정책금융기관인 산은 주도하의 사전적 구조조정이 이러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었고 지금도 믿어지지가 않는다"며 "그룹의 철강·건설·물류 부문이 완전히 와해됐고 많은 계열사들이 크고 작은 유동성 문제로 위기에 처해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각 사는 스스로 당면한 모든 난관들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며 "이제는 시대가 달라져다. 누구의 도움도 기대해서는 안되며 냉혹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가야만 한다. 위기에 침착하게 대응하고 열정과 용기를 가지고 무섭게 덤벼들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덧붙여 "특단의 노력으로 경영핵심 문제들을 신속히 해결하고 사업구조조정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한편 현금유동성 창출에 최선을 다해 견실한 재무구조를 갖춰나가야 한다"며 "앞으로는 경영체질이 강한 회사만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을 직시해 자력으로 글로벌화·전문화·고부가 가치화를 이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회장은 "비록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기막히고 고통스럽지만 좌절 뒤에 위대함이 나오는 것"이라며 "우리의 미래를 바꾸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이므로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인내와 열정으로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며 새로운 미래를 창조해 나가자"고 말했다.
<아래는 신년사 전문>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2015년 을미(乙未)년 새아침이 밝았습니다.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여, 지난 한 해 동안 국내외 모든 사업장에서 맡은 바 업무를 성실히 수행해 주신 임직원 여러분의 헌신과 노고에 깊이 감사 드리며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2015년을 시작하는 오늘 아침, 저는 대단히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1년 전 저는 이 자리에서 비장한 각오로 사전적 구조조정의 결의를 다진 바 있습니다. 창업1세대 기업으로서 동부는 지난 반세기 동안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갖추고 기간산업에 전념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가 산업발전에 기여해 왔습니다.
최근 10년간은 부채비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상시적인 구조조정을 병행하며 성장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미래지향적이고 혁신적인 사업을 적극 추진해 왔습니다. 그러나 사업구조 선진화를 위한 투자의 결실을 채 얻기도 전에 밀어 닥친 극심한 경기불황과 금융시장 경색으로 인해 자체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요청을 받아들여 3조원대의 대규모 사전적 구조조정을 결단하게 되었습니다.
주거래은행인 산업은행에 모든 권한을 위임한 것은 정책금융기관 주도의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영체질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동부는 산업은행에 적극 협조하였으며 구조조정의 성공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년이 경과한 지금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들이 우리 앞에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지난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패키지딜의 실패와 자산의 헐값매각, 억울하고도 가혹한 자율협약, 비금융 계열사 들의 연이은 신용등급 추락, 무차별적인 채권회수 등 온갖 불합리한 상황들을 겪으며 동부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지난 반세기 동안 땀흘려 일군 소중한 성과들이 구조조정의 쓰나미에 휩쓸려 초토화되고 있습니다.
동부제철은 채권단에 경영권이 넘어갔고, 동부건설과 동부LED는 법정관리로 가야 했으며, 동부특수강·동부발전 등은 매각되고, 동부익스프레스는 FI들에게 헐값에 넘어가는 등 그룹의 철강·건설·물류 부문이 완전히 와해되었고, 많은 계열사들이 크고 작은 유동성 문제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 주도하의 사전적 구조조정이 이러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었고 지금도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이러한 총체적 난국 속에서도 동부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방침에 의거하여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서 금융권의 방관 하에 가용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여 지금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왔습니다.
동부의 임직원들도 IMF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등 회사가 어려울 때 발벗고 나서 고통을 분담해온 아름다운 전통에 따라, 제철·건설의 증자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등 전력을 기울였습니다. 비록 역부족이었으나, 저는 이런 노력을 보여준 여러분이 한없이 자랑스럽습니다. 우리의 처절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매각되고 채권단에 넘어가는 과정에서 임직원들은 서로 헤어져야 했으며, 정든 일터를 떠나는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그 동안 고통 속에 동부를 떠나야 했던 임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하루빨리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재회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동부가 오늘의 위기상황에 처하게 된 데는 극심한 경기불황과 패키지딜의 실패 등이 주된 원인이나 우리의 취약한 재무구조와 허약한 경영체질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사업방향은 적절하였으나 핵심설비 조업불안과 원가 경쟁력 미확보로 신사업 및 증설사업의 조기안정화가 지연 된 점과 금융시장 등 재무환경변화를 사전 예측하지 못한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특히 패키지딜 실패와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최악의 상황을 사전에 대비하지 못한 점도 깊이 반성해야 하겠습니다. 이제 반세기 역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여 구조조정을 지속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더욱 더 가혹하고 힘겨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어렵고 취약한 회사들이 쓰러지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살아남은 회사들은 생존을 위한 힘든 투쟁을 계속해야 하는 혹독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사를 보면 많은 그룹들이 위기를 겪으며 부침을 거듭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위기를 맞아 완전히 해체된 그룹들도 있지만 현재 앞서가는 그룹들 대부분도 우리와 같은 위기를 맞았으나 이를 극복하고 오늘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매우 뼈아픈 일이지만 동부도 지금 그 역사의 한 지점을 지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지금 우리는 모든 힘을 다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습니다. 무너지는 회사는 사라질 것이며 역사는 살아남는 자의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금년에도 국내경제는 저성장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이며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의 확장적 재정·통화 정책의 결과 외환 및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소비위축과 경기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가 지난해 오늘 바로 이 자리에서 강조한 바 있듯이 각 사는 스스로 당면한 모든 난관들을 극복해 나가야 합니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누구의 도움도 기대해서는 안되며 냉혹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직 스스로의 힘으로 어려움을 헤쳐나가야만 합니다. 위기에 침착하게 대응하고, 열정과 용기를 가지고 무섭게 덤벼들지 않으면 안됩니다.
특단의 노력으로 경영핵심문제들을 신속히 해결하고, 사업구조조정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현금유동성 창출에 최선을 다하여 견실한 재무구조를 갖추어나가야 합니다. 극한의 원가경쟁력을 갖추고 상품과 품질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며, 현장중심의 경영을 통해서 경영효율을 극대화함으로써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여야 할 것입니다. 2015년은 우리 제조분야의 생존을 좌우할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목전에 두고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기필코 자력으로 경영정상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특히 금융분야는 지난해 고객들의 변함없는 신뢰를 바탕으로 수익성이 개선되었고, 보험부문은 역대 최고수준의 이익을 실현하였습니다. 그룹의 위기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분발한 점은 고무적이나, 수년째 질적 성장이 미흡한 점은 반성해야 하겠습니다. 선두 경쟁사와 격차를 줄이지 못했고, 금융통합에 대비한 부문간 시너지창출이나 글로벌화의 성과도 초라한 수준입니다.
2015년 금융시장은 대외적으로 미국 금리인상과 엔저 등 환율변동에 따른 글로벌 자금이동, 대내적으로 저성장·저금리 추세의 본격화 등 예측불허의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한 핀테크(Fin-tech) 등 금융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변화도 가속화 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여 동부금융은 비즈니스모델을 재정립하는 기회로 삼아 기존고객 만족을 통한 시장유지,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위한 방안 마련에 주력해야겠습니다. 아울러 그룹의 어려운 상황이 고객 및 금융시장 불안으로 전파되지 않도록 IR을 강화하는 등 철저히 대비해야 하겠습니다. 앞으로는 경영체질이 강한 회사만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을 직시하여, 자력으로 글로벌화·전문화·고부가 가치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지금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은 싸늘히 식어가고 있습니다. 일시적 자금난에 처한 기업의 긴급한 유동성 지원요청이 외면되는 가운데, 기업가정신은 위축되고 성장을 위한 투자와 고용은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오늘의 경제대국 한국을 만들어낸 원동력은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조국을 위해 불철주야 헌신해 온 산업역군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45년간 동부가 걸어온 길 또한 국가와 민족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동부의 정신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와 어떠한 역경도 반드시 극복하겠다는 불굴의 의지이며, 동부의 반세기는 역경과 위기극복으로 점철된 역사입니다. IMF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등 숱한 도전을 극복해 온 동부의 역사를 떠올리며, 오늘 저는 여러분들께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다시 한번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을 요청합니다.
비록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기막히고 고통스럽지만 좌절 뒤에 위대함이 나오는 것입니다. 참담한 현실을 딛고 일어서서, 용기와 열정을 가지고 서로 힘을 합쳐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간다면 반드시 조속한 시일 내에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새로운 동부의 내일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미래를 바꾸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이므로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고 인내와 열정으로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며 새로운 미래를 창조해 나갑시다.
을미(乙未)년 새해, 임직원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바라시는 소망이 성취되는 한 해가 되기를 다시 한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