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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지막 달동네라 불리는 노원구 중계본동 '백사마을'이 재개발 사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업성을 두고 서울시·노원구와 주민대표회의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곳 백사마을은 저층주거지를 보전·관리하면서 아파트를 건립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이에 따라 마을 일부를 저층 주거지보전구역으로 변경하는 주택재개발 정비계획 변경(안)을 지난 2012년 결정했다. 9만6537㎡에 공동주택 1720가구, 주거지보전부지 4만2773㎡에 저층임대주택 615가구를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이 곳은 2016년 완공예정이다. 그러나 사업은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겪자 LH는 지난해 9월 시행사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중계본동 주택재개발사업 타당성 용역결과'를 내놨다.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인 분석 기법인 NPV(순현재가치) 방식으로 도출된 비례율은 53.04%가 나왔다. 서울시 가이드라인에 따른 분석 기법인 ROE(자기자본이익률) 방식에 따른 비례율은 72.42%다. 비례율은 원래 자산이 어느 정도 가치로 바뀌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즉 50%의 비례율이란 재산 가치가 반토막으로 떨어진다는 뜻이다.
서울시는 이 자료가 객관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 주거환경 정비법'상 세입자에게만 지급토록 명시된 주거이전비를 소유자에게도 산정, 사업비가 높게 책정됐다는 주장이다. 또 과도한 공사비(3.3㎡당 506만원)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대법원 판례상 소유자에게도 주거이전비를 지급한 경우가 있다"며 "주민들 부담이 될 가능성이 포함된 부분까지 감안해 자료를 분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백사마을은 암반지역으로 공사비가 높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주민대표회의 관계자는 "비례율을 떠나 이번 사업 진행에 따른 분담금은 큰 차이가 없다"며 "대책이 마련돼지 않으면 사업진행이 중단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 결과를 공개한 것과 관련해서도 논란이 많다. 서울시와 노원구는 LH에 사업 타당성 결과를 주민들에게 배포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공개 시 주민들의 혼란이 가중 될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었다.
LH 관계자는 "주민대표회의 측에서 공식적으로 자료공개를 요청했다"며 "시와 구의 의도는 알겠지만 이번 사업은 주민들의 재산으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객관성이 확보된 자료를 공개하라는 것"이라며 "시가 자료의 공개 여부를 결정할 권한은 없다"고 전했다.
이후 서울시와 노원구는 지난해 11월 토지소유자와 세입자들에게 '중계본동 재개발사업 및 주거지보전사업과 관련' 안내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12월 주민대표회의는 다시 이 안내문을 반박하는 자료를 내놨다. 결국 재개발 사업성을 두고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종민 주민대표회의 위원장은 "사업성이 보장돼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길 바란다"며 "분담금이 권리자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 관계자는 "주거지보전지구로 인해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시행사인 LH가 이번 사업을 속히 진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서울시와 사업성 개선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 할 것"이라며 "결과에 따라 주민의견을 수렴해 사업 추진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