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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DB
삼성전자가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상회하는 4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증시 흐름엔 긍정적이란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올 1분기 성적을 통해 반등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로 쏠리고 있다. 만약 올 1분기 실적이 작년 4분기보다 나아진다면 실적 반등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작년 4Q 영업익 5.2조…전년동기比 37.42%↓
8일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2014년 10~12월) 영업이익이 전년동기(8조3100억원)대비 37.42% 감소한 5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장 시작 전 공시했다.
이는 직전 분기였던 지난 3분기(4조600억원) 보다는 28.08% 증가한 수준이며, 당초 시장 전망치였던 4조8000억원을 4000억원 가량 상회한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동기(59조2800억원)대비 12.28% 줄어든 52조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 47조4500억원보다 9.59% 웃돈 수준으로, 전문가들의 '3분기 바닥론'에 부합하는 성적이다.
그러나 사업 내용은 낙관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인식이다. 시장에서는 워낙 기대치가 낮았던 탓에 삼성전자의 이번 실적을 어닝서프라이즈로 받아들이고 있긴 하지만, 중점 사업이었던 스마트폰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반도체사업으로 겨우 만회했다는 지적이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환율이 전분기대비 6% 높았던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매출 증가는 예상보다 컸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수익성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환율효과가 일부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누계 실적으로는 205조48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200조원을 가까스로 뛰어넘었다. 영업이익 누계 실적은 24조9400억원이다.
◇시장 예상치 뛰어넘은 삼성전자, 주가흐름 일단 '긍정적'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보다는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우선 긍정적이다.
증권가는 실적과 함께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 주주 환원 정책이 강화되고 있어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이날 삼성전자는 전거래일대비 0.54%(7000원) 오른 131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시총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증시에 미치는 파급력도 컸다.
국제유가 폭락, 그렉시트 우려 등으로 최근 1880선마저 무너졌던 코스피는 장 시작 전 발표된 삼성전자의 실적 덕분에 사흘만에 1900선 위로 바짝 올라왔다.
아울러 삼성그룹주도 제일모직(-0.37%), 삼성정밀화학(-2.98%), 삼성중공업(0.00%)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이 동반 상승했다.
삼성SDI(3.17%), 삼성물산(2.01%), 삼성생명(2.13%), 삼성엔지니어링(0.15%), 삼성전기(5.82%), 삼성증권(1.83%), 삼성카드(2.00%), 삼성화재(1.35%), 제일기획(0.58%), 크레듀(0.40%), 호텔신라(1.94%)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 대부분이 강세로 마감했다.
뿐만 아니라 경쟁사로 꼽히는 SK하이닉스(5.38%)와 LG전자(3.67%) 등 IT 관련 종목이 급등했고, 삼성전자가 속한 전기·전자 업종도 1.56% 올랐다.
이에 따라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156만원에서 163만원으로 높였고, 현대증권도 기존 140만원에서 155만원으로 상향했다.
박영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자사주 매입과 직전년대비 30~50%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배당금 등을 반영해 밸류에이션 지표를 상향한다"고 설명했다.
◇4분기보다 더 낮은 올 1분기 전망치, 턴어라운드 가능할까?
전문가들은 올 1분기에 대한 전망도 폭발적인 수익성 개선이 뒤따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나온 21개 국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4조7255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예상치(4조8000억원)보다 소폭 낮다.
현재까지 HMC투자증권(5조6980억원), 이트레이드증권(5조6000억원), IBK투자증권(5조2930억원), 키움증권(5조1210억원), 미래에셋증권(5조690억원) 정도만이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봤다. 나머지는 모두 4조원대 영업이익을 관측하고 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2015년 상반기에는 SCM 강화와 인력 재편을 통해 IM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이 10% 이상까지 회복되면서 시장의 기대 회복 속도를 상회할 전망"이라며 "IM부문의 이익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10% 수준에서 영업이익률이 유지될 경우 스마트폰 범용화 시대의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이상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반면에 KB투자증권(4조1810억원)과 동부증권(4조2000억원), NH투자증권(4조2130억원), 대신증권(4조3075억원), BS투자증권(4조3320억원) 등은 평균보다도 낮은 4조 초반대의 전망치를 내놨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DRAM 공급업체들의 20나노급 공정전환 및 적정재고 비축으로 전통적인 비수기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DARM 가격 하향 안정화가 전망되지만, PC DRAM 가격약세는 불가피하다"며 "NAND가격도 SSD 수요는 견조해도 카드 수요 약세로 가격 하락은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송동헌 동부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는 이미 전년대비 감익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선진국 경기모멘텀을 고려할 때 올해 국내기업 영업환경이 급격히 악화될 뚜렷한 근거도 찾기 힘들다"고 비관했다.